워싱턴주 법상 ‘정신이상 무죄’ 가 뭐길래

검찰측 “권이나씨 살해범 무죄지만 석방 아니다”

형벌 대신 정신병원 수용…최대 종신까지 관리·감독


지난 2023년 발생한 한인 권이나씨 총격사망 사건과 관련해 최근 살해범 코델 구스비에 대해 ‘정신이상에 의한 무죄(Not Guilty by Reason of Insanity, NGRI)’ 판결이 내려지면서 워싱턴주의 관련 제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워싱턴주 법(RCW 10.77)에 따르면, 피고인이 범행 당시 정신질환이나 정신적 결함으로 인해 자신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지 못했거나, 그 행위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경우 '정신이상 무죄'가 인정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정신질환이 있다는 이유만으로는 부족하며, ‘행위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능력 상실’이 핵심 기준이다.

이 제도는 ‘무죄’라는 표현 때문에 피고인이 곧바로 석방되는 것으로 오해되기 쉽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르다. 정신이상 무죄가 인정되면 피고인은 범행 사실을 인정하는 대신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것이며, 곧바로 주립 정신병원에 강제 수용된다.

대표적으로 워싱턴주 레이크우드에 위치한 웨스턴 스테이트 병원(Western State Hospital)과 같은 시설에 입원하게 되며, 치료와 함께 장기간 관리·감독을 받는다. 수용 기간은 사건의 중대성에 따라 최대 종신까지 가능하다.

또한 수용 이후에도 엄격한 절차가 이어진다. 워싱턴주 사회보건서비스부(DSHS)가 환자의 상태와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평가하며, 외출 허용이나 석방 가능성이 검토될 경우 반드시 법원과 검찰에 사전 통보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모든 결정은 공공안전검토위원회 심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법원이 판단한다.

실제로 살인 등 중범죄로 정신이상 무죄 판정을 받은 일부 피고인들이 수십 년간 정신병원에 수용된 사례도 적지 않다. 이는 공공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제도적 장치라는 설명이다.

한편 정신이상(Insanity)과 재판능력(Competency)은 서로 다른 개념이다. 정신이상은 범행 당시의 정신 상태를 판단하는 기준인 반면, 재판능력은 현재 피고인이 재판 절차를 이해하고 자신의 방어를 수행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재판을 받을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더라도, 범행 당시에는 정신이상 상태였다고 인정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제도가 처벌이 아닌 치료를 목적으로 하지만, 동시에 장기적인 사회 안전 확보 장치로도 기능한다고 설명한다. 최근 사건을 계기로 ‘무죄’라는 표현이 갖는 오해를 바로잡고, 제도의 실질적 의미를 이해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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