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바지 한장도 사치"…제재·인플레에 전쟁 닥친 테헤란 시장
- 26-03-19
로이터 "테헤란 최대 전통시장 '한산'…시장 일부도 피격"
"겨우 회복세 보이고 있었는데…전쟁으로 모든 게 무너져"
3주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전쟁으로 이란 수도 테헤란 상점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수년간 계속된 제재로 이미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이란에 전쟁까지 겹쳐 민생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헤란 중심부에 있는 테헤란 그랜드 바자르(시장)는 도매상과 소매상이 밀집한 곳이다. 의류부터 식품·향신료·카펫·전자제품·철물을 비롯해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며, 품목별로 구역이 나뉘어 있다.
시장은 오랫동안 중요한 정치적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지난해 12월엔 상인들이 경제난에 항의하는 시위를 시작했다. 상점 시위는 점차 전국적인 반(反)정부 시위로 확산되며 약 한 달 동안 계속됐었다.
원래대로라면 페르시아 새해 노루즈(Nowruz)와 종교적 금식 기간이 끝났음을 축하하는 이슬람 휴일인 이드 알피트르(Eid al-Fitr)를 앞둔 이맘때쯤이면 시장 골목길은 선물을 사기 위한 손님으로 가득 찬다.
하지만 이날은 평소보다 손님이 훨씬 적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두 아이에게 입힐 청바지를 찾기 위해 몇 안 되는 영업 중인 옷 가게를 샅샅이 뒤지던 40세 니즈린은 "어떻게 물건을 살 여유가 있겠냐"고 말했다.
이어 "치솟는 인플레이션에도 가족에게 새 옷을 사줄 여유는 있었는데 전쟁이 시작됐다"며 중산층조차 연휴 기간 쇼핑백에 가득 담긴 선물을 받는 건 이제 상상할 수 없는 사치가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이스라엘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란에 군사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 집중 폭격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비롯해 다수 지도부가 사망했다.
시장 일부도 공습으로 물리적 피해를 보았다. 한 상점 주인은 무너진 천장 잔해를 가리키며 "위험해, 위험해"라고 지나가는 손님을 향해 소리쳤다.
이란은 미국·이스라엘의 군사 작전 이후 새로운 경제 지표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시장 상인과 쇼핑객은 전쟁으로 물가가 2025년 대부분 기간 유지됐던 36%의 인플레이션율보다 더 높아졌다고 토로했다.
거의 14년 동안 옷 가게를 운영하는 푸리아 라흐바르-예크타셰나이스는 전쟁이 시작되기 직전 오랫동안 이어진 경기 침체에서 겨우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는데 전쟁으로 "모든 게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 상황이 어떤지 보라"며 근처에 문을 닫은 많은 상점과 손님이 거의 없는 골목길을 가리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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