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에너지시설 직접 타격' 확전…"공급망 재건에 수년"
- 26-03-19
이스라엘, 이란 최대 가스전 공격…이란, 카타르 LNG 시설 즉각 보복
이란 "세계에 통제 불가한 결과" 경고…전문가들 "전쟁 끝나도 장기간 악영향"
이스라엘이 이란의 연료 저장고를 넘어 이란의 에너지 생산시설을 직접 폭격하고 이란 역시 걸프국 석유·가스 생산 시설을 보복 공격하면서 군사시설에 쏠렸던 이번 전쟁이 역내 에너지 인프라 직접 공격으로 비화하고 있다.
중동 에너지 생산·정제 시설을 겨냥한 확전이 이어질 경우 전쟁이 마무리되더라도 세계 에너지 시장에 미칠 악영향이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스라엘은 18일(현지시간) 이란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를 공습해 일부 광구가 화재로 인해 가동 중단됐다. 천연가스를 정제하는 아살루예 시설도 폭격을 받았다.
이란이 카타르와 공유하고 있는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은 세계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 매장지로, 이란 내 가스 공급의 약 70%를 담당하는 핵심 에너지 인프라다.
지난달 28일 시작된 이번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이란 에너지 생산 시설을 공격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 7일 테헤란을 중심으로 연료 저장소 30여곳을 타격한 바 있다.
이란은 즉각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의 에너지 시설 명단을 나열하며 보복을 위협했고, 실제 직후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처리 시설이 있는 카타르의 라스라판 산업단지를 미사일로 공격했다.
라스라판은 세계 LNG 공급량의 약 20%를 담당하는 LNG 생산 거점이다. 국영 카타르에너지는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동 내 에너지 인프라 직접 타격 확전으로 받아들여져 브렌트유가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는 등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스라엘이 이번 공격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사전 조율했다고 보도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게시글에서 "미국은 전혀 몰랐다"고 부인했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슬람 공화국의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한 것은 큰 실수로, 이에 대한 대응 조치가 이미 진행 중"이라며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추가 공격은 완전히 파괴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며, 우리의 대응은 오늘 밤의 공격보다 훨씬 더 가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 이는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전 세계를 휩쓸 수 있는 통제 불가능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란은 전날(17일) 드론으로 아랍에미리트(UAE)의 '샤 가스전'을 공격했다. 영국 가디언은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는 걸프국의 시설로는 첫 번째 공격이라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샤 가스전 운영이 중단됐다. 아부다비에서 남서쪽으로 180㎞ 떨어진 샤 가스전은 세계 최대 규모다. 하루 12억 8000만입방피트의 가스를 생산할 수 있으며, UAE 가스 공급량의 약 20%와 인산 비료에 사용되는 알갱이 형태의 황 약 5%를 세계에 공급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 시설도 이란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당국은 탄도미사일 4발을 요격했으며, 동부 지역 가스 시설을 향한 드론 공격도 다수 차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걸프 국가들은 에너지 시설 공격이 글로벌 공급망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카타르와 UAE는 잇따라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공격은 세계 에너지 안보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라고 밝혔다.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 위치. (BBC 유튜브 캡쳐)
이란과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에너지 인프라 공격이 현재 수준보다 격렬해질 경우 세계 경제에 장기적인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전쟁이 종식되면 중단됐던 가스와 석유 수송은 몇 달 안에 재개될 수 있지만 생산 시설 자체에 상당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 수년간 여파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가디언은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후 손상된 에너지 생산 기반 시설을 복구하는 데 예상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20억 달러(약 3조 원)를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 이전 수준으로 생산량이 회복되는 데는 2년 이상이 걸렸다.
MST 파이낸셜의 애널리스트인 사울 카보닉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상황 악화 가능성을 경고하며 "수백만 배럴의 에너지 생산 능력을 읽게 되면 전쟁이 끝난 후에도 재고를 다시 채울 방법이 없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악의 경우 파괴된 LNG 시설 복구에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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