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쿠바 점령할 영광 누릴 것" 공세…대통령 퇴진 요구
- 26-03-17
트럼프 "쿠바, 매우 약화된 상태…원하는 무엇이든 할 수 있어"
NYT "석유 봉쇄 속 쿠바 정권 협조 유도 위한 대통령 사임 요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자신이 쿠바를 '점령'하는 영광을 누리게 될 것이라며 쿠바를 압박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쿠바 정부에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의 사임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쿠바를 점령하는 영광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점령'이 외교적 조치인지 군사적 조치인지에 대해 답변을 거부하며 "나는 그것으로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쿠바는 매우 약화된 상태"라고 말했다.
NYT는 또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쿠바와의 협상에서 의미있는 진전을 이루려면 디아스카넬 대통령이 사임해야 한다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디아스카넬은 지난 2018년부터 쿠바 대통령을 맡고 있으며 임기는 2년가량 남아 있다. 그는 1959년 혁명 승리 이후 쿠바를 통치한 인물 중 성이 카스트로가 아닌 첫 지도자다.
다만 미국의 요구는 공산 정권 교체가 아니라 대통령 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들은 대통령 퇴진 이후 조치는 쿠바에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도자만 교체해 쿠바를 통제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은 현재까지 쿠바의 실질적 권력 핵심인 카스트로 가문 인사들에 대해서도 별도의 조치를 요구하고 있지 않다.
한 관계자는 "이는 최후통첩 형태로 제시한 것이 아니라 생산적인 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조건으로 제시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두 소식통도 트럼프 대통령이 디아스카넬 대통령을 축출하려 하지만 군사력을 사용하지는 않으려 한다고 가능성을 낮게 봤다.
NTY는 이러한 접근이 트럼프 행정부가 정권 교체보다는 체제의 순응을 이끌어내려는 외교 기조와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협상단은 또한 쿠바가 공산혁명의 아버지인 피델 카스트로의 이념에 충실한 일부 고위 원로 인사들을 권력에서 물러나게 할 것과 일부 정치범의 석방도 요구했다.
한편 쿠바는 미국의 석유 금수조치로 심각한 에너지 및 인도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최근 수개월간 미국이 베네수엘라 등에서 들어오는 원유 공급을 차단하면서 연료 부족이 심화됐고 이날 전국적인 정전 사태도 발생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13일 기자회견에서 지난 3개월 동안 쿠바 전체에 석유 공급이 중단됐다며 "정부도, 혁명도, 국가 전력 시스템도 잘못이 없다. 책임은 우리에게 가해진 에너지 봉쇄에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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