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영향인가? 서북미 이 연어만 급증하고 있다
- 26-03-16
기후변화 속 ‘핑크 연어’ 폭증…다른 연어 종에는 오히려 부담
워싱턴과 오리건 등 서북미지역에서 대부분 연어 개체수가 감소하는 가운데, 유독 핑크 연어(pink salmon)만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워싱턴주 그린리버와 퓨짓사운드 일대에서는 최근 수년간 수백만 마리의 핑크 연어가 산란을 위해 강으로 돌아오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 핑크 연어는 태평양 연어 가운데 가장 작은 종으로, 등에 혹이 생기는 특징 때문에 ‘험피(humpies)’라고도 불린다.
전문가들은 핑크 연어가 기후 변화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가진 이른바 ‘기후 승자(climate winners)’ 종이라고 설명한다.
서식지 감소와 강 수온 상승, 낮은 유량 등으로 큰 영향을 받는 다른 연어와 달리 이러한 환경 변화에 비교적 잘 적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핑크 연어의 가장 큰 특징은 2년 주기의 생애다. 알에서 태어난 어린 연어는 강에서 오래 머물지 않고 며칠 만에 바다로 이동한다. 반면 치눅이나 코호 연어는 강과 하구에서 수개월 이상 성장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서식지 훼손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퓨짓사운드 지역에서는 개발로 인해 하구 서식지의 절반 이상이 사라졌다. 이러한 변화는 치눅과 코호 같은 연어에게 큰 타격이 되고 있지만, 핑크 연어는 빠르게 바다로 이동하기 때문에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바다에서도 핑크 연어는 빠르게 성장한다. 동물성 플랑크톤과 작은 물고기, 오징어 등을 먹으며 몸집을 키운 뒤 단 한 번의 겨울을 바다에서 보내고 산란을 위해 강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핑크 연어의 급증은 다른 연어 종에게 새로운 부담이 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핑크 연어가 많은 해에는 먹이 경쟁이 심해지면서 치눅, 사카이, 코호 연어의 성장과 생존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퓨짓사운드 강으로 돌아오는 치눅 연어 수는 핑크 연어가 많은 해에 평균 39%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연구도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해양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멸종 위기에 놓인 남방거주 범고래는 주요 먹이인 치눅 연어가 줄어들면서 건강 상태와 번식률이 악화되는 현상이 보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핑크 연어 증가의 배경으로 기후 변화에 따른 해양 온난화와 함께 알래스카 지역에서 부화장을 통해 대량 방류되는 핑크 연어의 영향도 지목하고 있다. 알래스카에서는 매년 약 10억 마리의 핑크 연어가 방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퓨짓사운드의 연어 상황은 종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부 치눅과 코호 연어는 복원 노력으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연어 개체군이 멸종 위기에 놓여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연어 서식지 복원과 어획 관리, 기후 변화 대응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머클슈트 부족 관계자는 “핑크 연어의 풍부함은 자연이 주는 선물이지만 다른 연어 종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균형 있는 관리가 필요하다”며 “수천 년 동안 사람과 자연을 먹여 살린 연어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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