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없는 301조 관세 7월 온다…美, 전쟁중에도 각국에 관세 강공
- 26-03-12
'임시' 글로벌관세 7월 24일 만료 예정…USTR "그 전에 301조 조사 완료 목표"
기존 협정 수준 관세 예상 속 美 추가 공세 가능성도…품목 신속 추가 등 가능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과 일본, 중국을 포함한 16개 주요 경제주체를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한 불공정 무역 관행 조사를 개시했다. 법적 제약이 적고 적용 범위가 광범위한 301조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글로벌 시장에는 무역 전쟁 2라운드의 먹구름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를 무효로 하면서 약화한 관세 압박을 재건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CNBC는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에 기반했던 "상호관세를 대체하는 것이 조사 착수의 목표"라고 진단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1일(현지시간) 관보 게재 관련 사전 브리핑에서 한국, 중국 등 주요 교역국을 겨냥한 301조 조사가 개시됨에 따라, 올여름부터는 이들 국가에 새로운 관세가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조사 대상에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멕시코, 싱가포르, 스위스, 노르웨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대만, 방글라데시, 인도 등 총 16개 국가·경제권이 포함됐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의 불합리한 무역관행 시정을 위해 상대국과 협상을 하고 양자 협의에 실패했을 경우 미국이 상대 국가에 대해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법이다. 통상 1년 이상 걸리는 조사 절차가 필요한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이 조사들이 5개월 안에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부과를 시작한 '글로벌 관세'가 의회 승인 없이는 최대 150일 동안(7월 24일 만료)만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24일 10% 세율로 이를 발효하면서 상한선인 15%로 인상할 방침을 밝혔지만 이에 대해선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7월 24일 글로벌 관세 만료 전에 주요 국가들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사를 마치고 새로운 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그리어 대표는 "우리는 150일이라는 기간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이 조사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고 결론을 도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122조 관세가 만료되기 전에 조사를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이지만 조사 결과를 미리 예측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상호관세를 대체한다는 목표를 감안하면, 301조 조사 결과에 따른 관세율은 기존 무역 합의와 유사하거나 같은 수준에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물론 EU나 일본(이상 모두 15% 상호관세) 등 주요 국가들은 상호관세 무효화 판결 이후에도 일제히 "기존 무역 합의보다 불리해져서는 안 된다"며 협정 준수를 요구하고 있다.
그리어 대표는 기존 무역 협정 질문에 "협정은 그 자체로 유효하지만, 301조 조사가 진행될 경우 관세 부과 또는 기타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며 "조사 절차가 마무리된 후 기존 협정에서 약속된 사항들이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301조 관세가 상호관세를 대체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특유의 독단적 무역 정책이 재부각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시간의 문제만 없다면 301조 자체가 기존 IEEPA 관세보다 트럼프에게 더욱 편리한 관세 도구라는 것이다.
우선 안보 논리로부터 자유롭다. 기존 IEEPA 기반 관세는 국가 안보에 실질적 위협이 된다는 점을 입증해야 했다. 대법원의 판결은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안보용 법안을 억지로 끌어다 썼다는 점이었다.
반면, 301조는 안보와 관계없이 상대국의 정책이 '불공정'하거나 '미국 상거래에 부담을 준다'는 판단만 있으면 즉각 조사를 시작할 수 있다. 또한 '관세율 상한선'이 없다는 점은 상대국에 공포를 불어넣는 대목이다. 301조는 법적으로 관세율의 한계를 정해두지 않고 있다.
그리어 대표는 "이번 조사는 지속적인 무역 흑자나 대미 무역 흑자, 또는 실제 수요보다 과도하게 구축된 생산 능력 등 구조적 과잉 생산이 의심되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조금 정책, 국영기업의 비상업적 활동, 낮은 임금 구조, 외국 제품의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장벽, 환경·노동 보호 기준 미흡, 보조금 대출, 금융 억압, 환율 정책 등이 과잉 생산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이라며, 광범위한 분야를 문제 삼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가장 무서운 점은 변덕스러운 수정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301조 조사는 △연방 관보 공표로 조사 착수 △증거 수집 및 이해관계자 의견 청취(공청회) △불공정 무역 관행 판단 △대응 조치 설계 △공고 및 시행의 절차를 거친다. 그런데 USTR은 공청회 기간을 축소하는 등 속전속결로 진행할 수도 있어, 필요한 경우 특정 품목을 신속히 추가하거나 관세율을 조정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첫 임기 동안 6건의 301조 조사를 시작했으며, 관세로 이어진 조사는 중국을 대상으로 한 사례뿐이었다. EU나 베트남처럼 과거 301조 조사를 받았던 국가들의 경우, USTR이 과거 증거를 활용해 조사를 신속히 진행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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