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최대압박에도 항복 않는 이란…"전쟁보다 굴복이 체제에 더 위험"
- 26-02-24
전문가들 "이념국가 이란에 핵은 '정권 핵심 기둥'…양보시 존립 위협"
이란, 美 공격시 장기적 소모전 나설듯…트럼프 정권에 부담 유도
미국의 군사 압박에도 이란이 우라늄 농축 포기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를 거부하는 것은 전쟁 위험보다 굴복이 정권 생존에 더 치명적이라 판단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란 정권이 우라늄 농축 포기와 미사일 제한 같은 양보를 "이념과 주권을 훼손하는 조치"로 인식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미국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담당 선임 분석가 알리 바에즈는 "이란에 미국의 조건을 수용하는 것은 미국의 추가 공격을 받는 것보다 더 위험한 선택"이라며 "이란은 굴복해도 압력이 완화된다고 믿지 않고 오히려 더 강한 요구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마네이는 그간 미국의 궁극적인 목표가 이란의 통치 체제 전복에 있다고 거듭 강조해 왔다. 그는 지난 2024년 연설에서도 "미국의 문제는 핵도, 인권도 아니고 이슬람공화국 존재 자체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스라엘 국방정보국 이란 지부장을 역임한 대니 시트로노비치도 하메네이가 우라늄 농축을 "정권의 핵심 기둥"으로 여기고 있다며 이란이 이를 양보한다면 "실제로 정권의 존립 자체를 약화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군사적인 접근을 택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인식 차이는 미국이 페르시아만에 대규모 화력을 증강하며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는데도 협상이 교착 상태인 배경으로 꼽힌다.
NYT는 지난해 6월 미국의 공습과 이어진 경제난, 전국적인 시위 등으로 위기가 커지고 있음에도 이란이 협상에 응하지 않으며 미국 당국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과의 협상 수석대표인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왜 아직 항복하지 않았는지 궁금해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인식 격차가 핵 협상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으며 군사 충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란 테헤란대학의 정치학자인 사산 카리미는 "전쟁을 피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지만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특히 이념을 기반으로 한 국가는 당면한 생존만큼이나 역사적 위상을 중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국간 군사 충돌이 현실화될 경우 이란은 장기적이고 소모적인 충돌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제한적 공습을 감내하면서도 보복 범위를 중동 내 미군 기지 공격 수준으로 관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지난 2025년 홍해에서 국제 해상 교통을 겨냥한 공격을 이어가며 미군 작전을 장기간 흔들어 비용을 급증시킨 전례가 참고 사례로 거론된다. 당시 대치로 미국은 10억 달러가 넘는 비용을 부담했고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장기전 확대를 피하고 합의를 선택했다.
이란 역시 이번 확전이 호르무즈 해협 등 주요 해상로 위협으로 번져 유가가 오르면,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이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을 수 있다.
NYT는 이란이 지난해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격에서 교훈을 얻어 지도부가 공백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다층적 승계 체계를 구축했다고도 전했다. 최고지도자를 포함한 핵심 인사가 사망하더라도 체제가 유지되도록 대비했다는 것이다.
바에즈는 "전쟁이 일어날 때마다 이란이 더 유연해지거나 외교가 용이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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