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분유만 전해달라” 수갑찬 팔레스타인 출산 워싱턴주 가장의 호소

트럼프 행정부 이민 단속 강화 속 워싱턴주 망명 신청자 잇단 체포 논란


지난해 성탄절 다음 날 새벽, 워싱턴주 아번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출신 이민자 모(Mo·가명)는 생후 얼마 되지 않은 아들을 위해 분유를 사러 집에서 약 1마일 떨어진 마트에 다녀오던 길에 체포됐다. 

잠옷 차림으로 운전하던 그는 집 근처에서 연방 이민당국 차량 5대의 경광등에 둘러싸였다. 수갑이 채워진 채 그는 “아들에게 줄 분유만 집에 전해달라”고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모는 2024년 초 아내와 첫째 아들과 함께 관광비자로 합법 입국한 뒤 망명을 신청했다. 현재 심사는 계류 중이다. 

그의 변호사인 CAIR-WA 소속 해나 빅너 허프 변호사는 “망명 신청자는 심사 기간 미국에 체류할 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모 역시 취업 허가를 받아 일해 왔고 범죄 전력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보석 세공사로 일했으며, 현지에서의 위협과 폭력 때문에 가족의 안전을 위해 미국행을 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단속 강화 이후 워싱턴주에서는 범죄 기록이 없는 망명 신청자 체포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워싱턴 이민연대네트워크에 따르면 최근 단속의 상당수가 교통 단속 과정에서 이뤄졌다. 2기 행정부 출범 후 9개월간 워싱턴주에서 약 2,000명이 체포돼 전년 같은 기간(약 800명)보다 크게 늘었다. 이민 변호사들은 “기존에는 드물었던 비범죄 망명 신청자 구금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모의 체포 과정에는 주 운전면허 데이터가 활용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워싱턴대 인권센터 보고서는 연방 요원이 전국 데이터 공유망을 통해 주 차량 정보를 조회한 뒤 체포로 이어진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모는 타코마 노스웨스트 ICE 수용소에서 약 3주간 구금됐다가 지난 1월 14일 보석금 5,000달러를 내고 석방됐다. 현재 GPS 발목 추적기를 착용한 채 정기적으로 이민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주 밖으로 이동하려면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며, 공항 인근 운행도 제한된다. 그는 “우리는 합법적으로 절차를 밟았기에 안전하다고 믿었다”며 “이제는 운전할 때마다 뒤를 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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