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혼성계주, 구제 못 받은 이유는?…'충돌 시점 순위' 중요[올림픽]
- 26-02-11
김길리가 미국 선수에 걸려 넘어졌을 때 3위
최민정 "2위였다면 구제 받을 수 있었을 것"
분명히 상대 선수의 과실에 따른 '피해'였지만, 그에 따른 페널티나 구제는 없었다. 쇼트트랙에선 상황이 발생했을 당시의 순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민정(28), 김길리(22·이상 성남시청), 황대헌(27·강원도청), 임종언(19·고양시청)으로 팀을 구성한 한국은 1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준결선 2조에서 2분46초57로 캐나다(2분39초607), 벨기에(2분39초974)에 이은 3위에 그쳐 결선 진출이 좌절됐다.
아쉬움이 컸다. 3위를 달리던 한국은 8바퀴를 남긴 시점에서 속도를 끌어올리며 추월을 노리고 있었는데, 앞서 달리던 코린 스토더드(미국)가 혼자 넘어지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그리고 뒤따르던 김길리가 미처 피하지 못하고 충돌했다.
넘어진 김길리는 빠르게 최민정에게 배턴을 터치했지만,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엔 역부족이었다. 한국은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고, 미국이 4위로 들어왔다.
경기 종료 후 충돌 상황에 대한 심판진의 비디오 리뷰가 이어졌지만, 심판진은 페널티나 구제 없이 그대로 순위를 확정했다.
한국 코치진이 다급하게 뛰어가 항의했다. 상대 선수의 영향으로 김길리가 넘어졌기에, 미국에 페널티를 주고 한국이 어드밴스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충돌이 일어나던 시점에서 미국이 2위, 한국이 3위를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쇼트트랙 대표팀 김길리가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에서 미국 선수와 충돌하고 있다. 2026.2.10 ⓒ 뉴스1 김성진 기자
최민정도 경기 후 "우리가 2위를 달리고 있었다면 어드밴스(구제)를 받을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고 했다.
쇼트트랙 대표팀 관계자 역시 "충돌 시점 우리가 3위였기 때문에 구제가 적용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쇼트트랙 규정에선 레이스 도중 다른 선수로 인해 피해를 받은 선수에겐 다음 라운드 진출권이 주어진다.
그러나 구제는 기본적으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는 순위'를 유지하고 있던 선수에게 부여된다. 준결선 상위 2개 팀이 결선에 오르는 구조이기에, 3위를 달리고 있던 한국은 구제받을 수 없었다.
만약 2위를 달리던 선수의 고의적인 반칙 등으로 한국이 피해를 봤다면 3위였더라도 구제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스토더드의 경우 고의성 없이 홀로 넘어진 것이기에 구제가 어려웠다.
공교롭게도 스토더드는 앞선 준준결선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연출했다. 선두로 달리다 미끄러져 넘어졌고, 당시에도 김길리가 뒤를 쫓고 있었다. 준준결선에선 김길리가 스토더드를 잘 피하면서 선두로 올라설 수 있었다.
만일 김길리가 스토더드에 걸려 넘어졌다면, 그땐 2위로 달리고 있는 시점이었기에 '구제' 받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의미 없는 가정이지만 준준결선과 준결선의 상황이 바뀌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쇼트트랙 대표팀 김길리가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8강전에서 질주하고 있다. 2026.2.10 ⓒ 뉴스1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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