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당 '전쟁가능 국가' 길은 놓았다…개헌까지 남은 수순
- 26-02-09
다카이치, 선거 막판 압승 전망 나오자 '개헌' 언급…"헌법에 자위대 명시"
'긴급사태 조항'도 만지작…참의원 의석 부족하지만 헌법심사회 심사는 가속 전망
일본 자민당이 중의원 선거에서 단독으로 개헌선(정수 465석 중 3분의 2인 310석)을 뛰어넘는 316석을 차지하면서 다카이치 총리는 '전쟁하는 나라 일본'의 완성이라는 자신의 개헌 구상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일 니가타현 조에츠시 연설에서 "헌법에 왜 자위대를 명시하면 안 되는 것인가"라며 개헌에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중의원 선거 공시 후 총리가 연설에서 개헌을 언급하는 일은 드물었다고 전했다. 그간 '책임 있는 적극 재정' 등 경제 정책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매체는 그러면서 이날 발언은 아사히신문이 "여당이 '300석 이상을 넘본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한 직후"에 나왔다고 전했다. 압승이 예상되자 보다 적극적으로 개헌을 언급하게 됐다는 것이다. 헌법 개정을 위해선 중·참 양원 모두 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중의원에서는 310석이 그 기준이다. 이후 국민투표를 거쳐 확정된다.
개헌은 다카이치 총리의 정치적 스승인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끝내 이루지 못한 숙원이다. 그간 자민당은 개헌을 당론으로 내걸어 왔다. 제2차 아베 정권 당시 개헌 세력이 양원에서 개헌선을 넘겼지만, 아베 전 총리의 개헌 노선에 반대하는 입헌민주당과 신중한 태도를 보인 연정 파트너 공명당에 막혔다.
하지만 다카이치 정권 출범으로 상황은 반전됐다. 자민당 입장에서 연립 상대가 온건 보수 성향으로 평화주의를 내세우는 공명당에서 자민당보다 더 오른쪽에 있는 유신회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유신회는 연립 합류 전인 지난해 9월, 헌법 9조 2항(전력 불보유)을 삭제하고 '국방군'의 지위를 명기하자는 제안서를 내놓았다. 이는 자민당의 안보다 훨씬 급진적인 내용이다.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 공약에는 현행의 9조 1항(전쟁 포기)·2항과 그 해석을 유지하면서, 자위대와 자위권을 명기한다고 돼 있지만, 향후 유신회 안을 받아들일 수 있다.
또한 양당은 지난해 10월 연립 합의서에 '긴급사태 조항'에 관한 헌법 조문안을 2026년 중에 국회에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명기했으며, 지난해 11월 이미 협의를 시작했다. 긴급사태 조항은 대지진이나 전쟁 같은 비상시에 정부가 국회를 거치지 않고 명령을 내리거나 의원 임기를 늘리는 권한을 주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물론 다카이치의 압승에도 개헌 추진엔 큰 걸림돌이 있다.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가 치른 2025년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은 참패했기 때문이다. 자민당과 유신회 의석을 합쳐도 과반이 되지 않는다. 또한 참의원은 중의원과 달리 해산이 불가능하다. 참의원은 6년 임기로 3년마다 절반을 다시 뽑는다.
9일 NHK에 따르면 자민당의 이번 선거에서 316석을 확보했다. 이는 민주당이 정권 교체에 성공했던 2009년 당시 단독 정당 기준 역대 최다였던 308석을 넘어서는 수치다. 자민당 자체적으로는 1986년 중의원 선거에서 얻은 기존 최고 기록 300석을 크게 넘어섰다.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다만, 이번 총선 승리로 개헌 논의에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8일) 민영 방송 프로그램에서 헌법 개정에 대해 "자민당의 당론이다. 구체적인 안을 헌법심사회에서 제대로 심의할 수 있게 된다면 감사하겠다"며 운영 방식에 불만을 드러냈다.
개헌을 진행하기 위해선 헌법심사회의 심의 및 가결을 거쳐야 하는데, 이전에 심사회는 헌법이 국가의 근간이라며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 때까지 충분히 토론해야 한다"는 관례를 따랐다. 한 당이라도 반대하면 의사일정을 잡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었다. 하지만 자민당이 단독으로 개헌선을 넘기면, 중의원 헌법심사회(50명) 중 자민당 소속 위원의 수가 비약적으로 늘어나면서 심의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 자민당과 유신회는 연립정권을 만들기로 하면서 스파이방지법 제정, 대외정보청 창설, 무기 수출 5유형 폐지,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 등에도 합의했다. 이 같은 안보 공약들은 개헌에 앞서 적극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후루야 쓰네히라 레이와 정치사회문제연구소 소장은 블로그에서 "이번 압승으로 다카이치 총리는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변명을 쓸 수 없게 됐다"며 "헌법 개정은 물론이고 납치 문제 진전, 대중 강경 태세, 대만 유사시 개입 등 모든 현안에 대해 '공명당 때문에' '당내 진보 세력 때문에' 실행이 주저됐다는 핑계를 댈 수 없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보수가 꿈꾸던 여왕의 탄생은 역설적으로 다카이치 총리를 날 것 그대로 노출하는 것"이라며 "다카이치 총리가 약속해 온 것들을 실행하지 않는다면 보수는 순식간에 실망하여 다른 정당으로 갈아탈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큐신보는 사설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개헌과 관련해 "(일본이) 우경화 같은 것이 아니라, '보통 국가'가 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며 "비극과 반성을 토대로 한 평화헌법과 비핵 3원칙은 일본의 군사 대국화를 억제해 왔다. 일본은 '특별한 국가'로서 전후의 평화를 유지해 왔다"고 질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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