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총리, '엡스타인 친분' 前 주미대사 임명에 사과…여야 사퇴 요구는 거부
- 26-02-05
엡스타인에 내부 문서 유출…검증부실 논란에 英 총리 '사면초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5일(현지시간)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친분을 맺었던 피터 맨덜슨 전 주미 영국대사를 임명한 것을 두고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AFP통신, 영국 BBC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는 이날 발표한 사과문에서 "권력을 가진 수많은 이들이 여러분을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죄송하며, 맨델슨의 거짓말을 믿고 그를 임명한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후 스타머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검증 과정 당시 맨덜슨 전 대사가 "거짓말을 했다"며 맨덜슨 전 대사를 임명한 결정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타머 총리는 "우리나라를 위해 중요한 일을 계속해 나갈 생각"이라며 "이 정부의 절대적인 최우선 과제이자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자신을 둘러싼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맨덜슨은 1990년대 토니 블레어 전 총리 시절 노동당 집권을 이끈 핵심 전략가로, 당내 실세로 활동해 왔다. 지난 2024년 12월 주미 대사로 임명됐지만, 엡스타인과의 친분 논란으로 지난해 9월 경질됐다.
최근 미 법무부가 추가로 공개한 엡스타인 관련 수사 자료에서 맨덜슨 전 대사는 지난 2009년 당시 총리였던 고든 브라운에게 전달될 예정이었던 경제 관련 자료에 "총리에게 전달된 흥미로운 메모"라고 적어 엡스타인에게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에는 약 200억 파운드 규모의 자산 매각 방안과 노동당의 세금 정책 계획 등이 담겨 있었다.
또 엡스타인이 지난 2003~2004년 사이 맨덜슨과 연관된 계좌로 총 7만 5000달러를 송금한 정황도 포착됐다. 2009년에는 그의 배우자에게도 1만 파운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치권 안팎에서는 스타머 총리가 맨덜슨이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를 미국 대사로 임명했다는 사실에 여야를 가리지 않고 사퇴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케미 베이드녹 보수당 대표는 노동당 의원들에게 하원에서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앞당길 것을 촉구하면서, 스타머 대표가 "총리 관저에서 억지로 끌려 나와야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레이첼 마스켈 노동당 의원은 스타머 총리가 맨덜슨 전 대사와 엡스타인의 관계를 "수개월 동안"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 "의회 전체에 걸쳐 모든 사람이 진심으로 충격을 받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크리스 메이슨 BBC 정치부 편집장은 "마치 총리가 자신의 미래를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는 듯한 모습"이라며 "벼랑 끝에 몰린 채 거대한 소음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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