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불발' 그린란드 명분 삼는 트럼프…"망상 수준" 충격파
- 26-01-20
트럼프, 노르웨이 총리에 "노벨상 안줬으니 평화 생각할 의무 없어"
그린란드에 개인 불만 결부시켜 사태 더 꼬여…"동맹 벼랑 끝으로 몰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추진의 배경으로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 불발에 대한 불만이 작용했음을 시사하는 언급을 내놓으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그나마 중국과 러시아의 북극 안보 위협을 그린란드 장악의 '그럴듯한' 명분으로 내세워왔는데, 노벨평화상 등 극히 개인적인 불만과 인정 욕구를 드러내면서 미국과 국제사회가 충격을 받고 있다.
그린란드 병합 추진에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감정까지 더해진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유럽과의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는 이번 사태의 해법 모색이 한층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귀국이 내가 8건 이상의 전쟁을 막은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주지 않기로 결정한 것을 고려하면 더 이상 오직 평화만을 생각할 의무를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평화가 항상 주요한 것이긴 하지만, 이제 미국에 무엇이 좋고 적절한지를 생각할 수 있다"면서 "우리가 그린란드에 대해 완전하고 전면적인 통제권을 가지지 않는 한 세계는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노벨평화상 수상 불발을 그린란드 통제 명분 중 하나로 내세우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노벨평화상을 주지 않았으니 이제 평화를 생각하지 않고 미국의 이익에 따라 그린란드를 통제하겠다는 식이다.
노벨평화상 선정은 노르웨이 정부가 아니라 노벨위원회의 결정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왜 노르웨이 총리에게 이런 불만을 나타냈는지는 배경은 명확하지 않다. 스퇴르 총리도 이런 사정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거듭 설명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인수 시도와 관련해 노벨평화상 수상 불발을 명확하게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인수 명분으로 러시아와 중국의 위협, 풍부한 광물 자원,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왔다.
구체적인 배경은 알 수 없지만 이번 발언은 미국의 이번 그린란드 인수 추진에 순수한 안보 계산만 있는 것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불만과 인정 욕구가 일정 부분 반영됐음을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노벨평화상 욕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왔으나 작년에도 수상이 불발됐다.
지난 15일에는 작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미국의 베네수엘라 독재 정권 축출에 감사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의 노벨평화상 메달을 '헌납'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그린란드 병합 야욕이 꽤 오랫동안 진행돼 오긴 했지만 이번 노벨평화상 관련 언급은 또 다른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트럼프의 언급이 너무 노골적이었던 탓에 미국 PBS가 이를 처음 보도한 이후 한동안 진위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빚어질 정도였다.
미국 민주당에선 트럼프의 정신 상태를 우려하는 원색적인 표현과 함께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민주당의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코네티컷)은 "현실 감각을 잃은 사람의 횡설수설"이라고, 앤디 김 상원의원(뉴저지)은 "위험하고 수치스러운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브라이언 샤츠 상원의원(하와이)은 "현실 인식이 왜곡돼 있고 매우 불안정하다. 항상 이런 식이긴 했지만 이제 80세"라며 고령인 트럼프의 정신 건강을 겨냥했다.
세스 몰턴 하원의원(민주·매사추세츠)은 "공화당 동료 의원들에게: 아이를 훈육하지 않으면 이렇게 된다"라고 비꼬았다.
공화당 출신이었던 애덤 킨징어 전 하원의원(일리노이)도 "공화당원 여러분. 이제 할아버지를 요양원으로 모셔야 할 때"라며 "다시 어른들이 통치를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에 관세 위협에 더해 "또 다른 난제를 던졌다"며 지금의 상황은 "유럽 국가들이 직면한 어려운 현실을 시사한다"고 논평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가 동맹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가 안보·외교 전략을 넘어 트럼프 대통령의 감정과 체면, 보복 심리까지 얽혀있어 갈등을 풀기가 한층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유럽 국가들은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맞서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긴장 완화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이 제시할 수 있는 출구 전략은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에 훈련 병력을 보냈다는 이유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8개국에 내달 1일부터 10%, 6월 1일부터 25%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며 그린란드 인수 의지를 더 노골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현재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 부과를 고려하고 있다. 일명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반(反)강압수단'(ACI) 발동도 거론된다. 2023년 도입한 통상 위협 대응 조치로, EU 시장 접근 제한과 공공조달 참여 배제, 외국인직접투자 차단 등 광범위한 제재 수단을 포괄한다.
EU 정상들은 일단 오는 21일 세계경제포럼(WEF) 참석차 스위스 다보스를 찾는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나 긴장이 고조되는 갈등을 완화시키기를 기대하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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