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도 성인물 사이트 접속에 ‘연령 인증’ 의무화 추진

워싱턴주 의회서 법안 공청회…아동 보호 vs 개인정보 침해 논쟁 격화


워싱턴주 의회에서 성인용 음란 콘텐츠를 제공하는 웹사이트에 연령 인증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논의되며 찬반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하원 소비자보호·비즈니스위원회는 16일 관련 법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각계 의견을 청취했다.

논란의 법안은 하원법안 2112호로, 민주당 소속 매리 레빗 의원이 발의했으며 공화당 일부 의원도 공동 지지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워싱턴주는 텍사스 등 이미 유사 법을 시행 중인 25개 주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민주당 주도 주 가운데서는 이례적인 사례가 될 전망이다. 해당 법안은 연령 인증을 규정한 텍사스 법을 모델로 했으며, 이 법은 이미 미 연방 대법원의 판단을 거쳐 효력이 유지되고 있다.

레빗 의원은 “온라인 환경에서 아동이 노출되는 위험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아과 전문 단체 연구를 인용해, 음란물이 아동에게 불안·우울·조기 성행동 증가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청회에 참석해 발언한 50여 명의 시민과 단체 가운데 다수는 법안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ACLU와 성소수자 인권 단체, 진보 성향 연구기관들은 연령 인증 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크고, 법 조항의 표현이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ACLU 측은 “정부 발급 신분증을 온라인에 제출하도록 하는 것은 심각한 보안·사생활 침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합법적 콘텐츠 접근을 위축시키고, 오히려 규제를 피하는 유해 사이트로 이용자를 몰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미성년자에게 유해한 성적 콘텐츠’라는 기준이 지역사회 판단에 맡겨질 경우, 성소수자 관련 교육·정보까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일부 증언자는 이 법안을 “안전을 가장한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비판했다. 연령 인증 기술을 제공하는 데이터 중개업체들이 막대한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하면 인증을 우회할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반면 중독 회복 단체와 연령 인증 제공자 협회 등은 법안을 지지했다. 이들은 “현대 기술로는 신원 공개 없이도 성인 여부만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데이터는 법적 요구가 없는 한 단기간 내 삭제된다고 설명했다.

법안은 주 법무장관실에 집행 권한을 부여하고, 위반 사이트에는 하루 최대 1만 달러의 민사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개인정보를 보관할 경우 건당 최대 1만 달러의 과태료도 규정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3월 12일 회기 종료 90일 후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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