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사는데 집 주소·SNS까지"…에르메스 '고객 뒷조사' 논란
- 26-01-17
착용한 시계마저 심사 기준…'에르메스에 어울리는 고객인가'
"불공정 영업 의혹"…미국 캘리포니아서 소송도 제기
버킨백과 켈리백 등으로 유명한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고객의 집 주소와 SNS 계정, 구매 내역 등으로 구매 자격을 판단하는 이른바 '고객 심사'를 한다고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17일 프랑스 패션 전문지 글리츠는 에르메스 직원들이 고객 동의 없이 구글로 집 주소를 검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객이 오랫동안 에르메스를 꾸준히 구매해 온 이력이 있는지도 심사 대상이 된다고 전했다.
또 고객의 SNS 계정을 들여다보며 고객이 구매한 가방을 '리셀'(재판매)한 사례가 있을 경우 해당 고객과 판매 담당 직원 모두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저널리스트 루이스 피사노는 "에르메스가 고객을 사실상 스토킹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에르메스 직원들이 고객 집 주소를 구글에서 검색해 버킨백이나 켈리백을 구매할 자격이 있을 만큼 명망 있는 주소에 거주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에르메스 가방을 구매하기 위한 '꿀팁'이 공유되고 있다. 액세서리나 스카프, 신발 등 다른 제품을 꾸준히 구매해 판매 직원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지만, 인기가 덜한 가방을 자주 구매하면 오히려 '기회주의적'으로 보여 위험 신호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에르메스의 한 판매 직원은 글리츠에 "가방을 대량으로 구매하거나 여러 부티크를 돌아다니며 쇼핑하는 고객은 '위험 신호'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고객의 말투와 태도, 매너뿐 아니라 취향도 심사 기준이 된다. 예를 들어 오데마피게나 리차드밀 시계를 찬 고객은 괜찮지만, 롤렉스의 경우 '화려하고 천박해보인다'고 판단한다.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지난해 3월 고객 2명이 에르메스를 상대로 불공정 영업 행위 의혹을 제기하며 집단 소송을 제기한 사례도 있었다. 버킨백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판매 직원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다른 명품을 구매해야 했다는 이유였다.
당시 에르메스 측은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유명한 가방을 제공하기 위해 다른 제품을 구매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법원은 소송을 기각했다.
에르메스의 대표적인 제품인 버킨백과 켈리백은 가격이 약 1500만 원에서 최대 2억 6000만 원에 이르지만 연간 공급량이 약 12만 개 수준으로 제한돼 있다. 구매 대기 기간만 2~3년에 달해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가방으로 불린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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