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시위서 '대량 학살' 벌어졌나…"軍, 사람들 얼굴에 총 쏴"
- 26-01-13
현지 증언·인권 단체 기록…시위 진압에 소총 등 사용 가능성
"보안군이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타고 시위대에 돌진하더니 사람들 얼굴을 겨누고 총을 쐈다. 많은 이들이 다쳤고 거리는 피로 물들었다. 시신이 쏟아져 나올까 두렵다"
이란 반정부 시위를 취재하던 기자 마흐사는 지난주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통화에서 이 말을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겼다.
가디언은 12일(현지시간) 현지인들의 증언과 국제앰네스티(IA)·휴먼라이츠워치(HRW) 등 인권 단체들의 기록을 바탕으로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대를 겨냥한 '대량 학살'(massacre)이 자행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이란에서는 전달 28일 수도 테헤란을 시작으로 극심한 경제난과 이슬람 신정체제 통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이란 당국이 인터넷을 차단한 탓에 정확한 시위 규모와 사상자 수는 파악이 불가한 상태다.
현지 활동가들은 정부 단속을 우회해 촬영한 영상과 메시지를 해외 거주 이란인들에게 공유하며 참혹한 시위 현장을 전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정부군은 수십년간 우리에게 폭력을 가했고 이번도 마찬가지"라며 "아무에게나 총을 쏘고 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는 테헤란의 한 병원 바닥과 임시 영안실에 시신을 담은 자루가 널려 있는 영상이 올라왔다. 유가족들은 애타게 시신의 신원 확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란 국영 TV는 시신이 시위대가 살해한 사람들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 단체 '이란인권'(HR)은 23세 여대생 루비나 아미니안이 시위에 참여했다 근거리에서 머리에 총을 맞고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시위대와 보안군 충돌로 인한 사망자가 2000명을 넘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 인권 단체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현재까지 시위자 490명을 포함해 최소 538명이 사망했고 1만600명이 이란 당국에 체포됐다고 집계했다.
IA와 HR는 사망자 일부가 금속 탄환이 장전된 소총과 산탄총에 맞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란 당국은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고 강경 진압을 계속하고 있다. 이란 국영 TV는 낮동안 시위가 없는 지역의 일상이나 친정부 시위 장면을 방영하며 아무 일 없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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