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러 망명 기회 있었지만 거부…교황청 중재도 안 통해
- 26-01-11
WP "교황청, 정세 악화 막기 위해 러 망명 허용 요청"
"마두로, 美 베네수 공격 며칠 전 최종 경고 받고도 버티기"
바티칸(교황청)이 베네수엘라 정세 악화를 막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러시아 망명을 제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교황청 외교 수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추기경)은 지난달 24일 브라이언 버치 바티칸 주재 미국 대사를 만나 마두로의 러시아 망명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압박과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의 표적이 역내 마약 밀매 조직에 한정된 것인지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까지 검토하는 것인지 자세한 설명을 요구했다.
그는 마두로 대통령의 퇴장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베네수엘라의 유혈 사태와 추가적인 긴장 고조를 막으려면 미국이 '탈출구'를 열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는 마두로 대통령을 받아줄 준비가 이미 됐다며, 마두로가 망명을 결심할 때까지 미국이 인내심을 가져 달라고 호소했다.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는 "마두로는 (베네수엘라를) 떠나서 돈을 마음껏 쓰며 살게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안전 보장도 제안됐다"고 말했다.
바티칸의 중재는 실패했고 미국은 이달 3일 베네수엘라를 전격 공습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 테러리즘' 등의 혐의로 생포해 미국 사법부에 넘겼다.
WP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작전을 앞두고 바티칸과 러시아, 카타르, 튀르키예 등 여러 곳이 외교적 위기를 막고 마두로의 피란처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마두로를 비롯한 베네수엘라 고위 관료들에게 망명을 허용할 뜻이 있었지만 마두로가 완강하게 거부했다고 알려졌다.
마두로는 작년 11월에는 '미국 불송환'을 보장하는 튀르키예 망명 제안을 받았지만 격분하며 단칼에 잘라냈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게시한 사진.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사진 오른쪽), 존 랫클리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과 함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군사 작전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도널드 트럼프 트루스소셜, 재판매 및 DB금지) 2026.1.3/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미국도 마두로 대통령에게 기회를 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워싱턴DC에 초청해 직접 사안을 논의하길 바랐지만 마두로는 이마저도 거절했다.
WP는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 며칠 전 최종 경고를 받은 것으로 보이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까지만 버티면 민주당이 승리해 트럼프 대통령의 손발을 묶고 자신도 권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베네수엘라 공격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마두로는 이런 상황을 피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며 "매우 관대한 제안을 받았지만 제멋대로 행동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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