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지역 잔디 파헤치는 까마귀, 알고 봤더니...

까마귀 침입종 딱정벌레 유충 잡아먹기 위해 

‘딱정벌레 유충 확산 방제' 긍정적 신호일 수도

유충 확산 방지법은 여름에 잔디에 물 많이 주기?


집 안이나 집 앞에서 공들여 가꾼 푸른 잔디밭이 어느 날 갑자기 흙더미로 뒤덮였다면, 일단 까마귀가 범인일 가능성이 크다. 시애틀지역에선 최근 이같은 까마귀의 공습으로 인해 잔디 피해를 보는 가정들이 부지기수다.

잔디 위를 파헤치는 까마귀들의 모습에 분노가 치밀 수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까마귀가 진짜 범인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문제의 시작은 유럽왕풍뎅이(European chafer)라는 침입종 딱정벌레의 유충이다.

이 유충은 잔디 뿌리를 갉아먹어 잔디를 말라 죽게 만든다. 까마귀는 바로 이 유충을 먹기 위해 잔디를 파헤친다. 

워싱턴대(UW) 야생동물학 존 마즐러프 명예교수는 “까마귀는 잔디를 파괴하는 침입 해충을 제거하고 있다”며 “사실상 자연 방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까마귀뿐 아니라 너구리나 스컹크 같은 동물들도 이 유충을 찾아 나선다. 다만 야행성인 너구리의 경우, 잔디를 파헤치는 장면을 직접 보지 못할 뿐이다. 

마즐러프 교수는 “잔디 피해로 화가 날 수는 있지만, 까마귀는 우리가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생태계 불균형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잔디 관리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워싱턴주립대(WSU) 짐 크롭프 국장은 여름철 잔디에 충분한 물을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딱정벌레가 번식하고 알을 낳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살충제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시기가 중요하다. 가을이나 겨울에 뿌리면 효과가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또 다른 해법으로 ‘다양성’을 강조한다. 단일 품종의 잔디나 작물은 해충에 취약하지만, 다양한 식물을 심으면 해충이 한 번에 확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마즐러프 교수는 “먹지 못하는 식물이나 맞지 않는 토양을 만나면 해충의 확산이 자연스럽게 제한된다”고 말했다.

킹카운티는 서부 워싱턴 지역 토종 식물을 소개하는 온라인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문가들은 야생동물 먹이 주기는 삼가야 한다고 당부한다. 특히 너구리는 먹이가 끊기면 공격적으로 변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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