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김미선] 붉은 말의 시대

김미선(서북미문인협회 회장)

 

붉은 말의 시대


새벽,

적동빛이 들판의 윤곽을 드러낼 때

우리는 오래된 증기기관의 그림자에서 일어난다


검은 연기 대신

어깨 위에 얹힌 것은

말의 근육과 인간의 두뇌,

빛으로 박동하는 또 하나의 심장


그 이름, 켄타우로스


속도와 질문을 함께 품은

새 인류의 형상


우리는 사라지지 않는다

더 깊이 개입한다

판단의 마지막 고리에서

길의 첫 호흡을 정하는 존재로


기계의 맥박 사이에서

인간의 영혼이

아주 미세하게 흔들린다


울트라 플랫의 바람 속에서

우리는 더 이상

위 아래를 묻지 않는다


누가 말을 몰 수 있는가가 아니라

누가 달릴 지혜와 근력을

겹쳐 사용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새해가 데려온

붉은 말의 그림자가

우리의 발목을 살짝 들어 올린다


오늘, 이 아침

말의 심장 위에 우리의 맥박을 얹고

새해의 들판에

첫 발을 디딘다


우리는 이제

순수한 인간도

완전한 기계도 아닌

켄타우로스,

새 인류의 첫 문장으로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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