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5% 내야" vs "사유재산 몰수냐"…캘리포니아 부유세 격론
- 25-12-31
내년 11월 '억만장자 과세법' 주민투표로 결정…1월1일부터 소급 적용
기술기업 CEO들 "캘리포니아 떠난다" 반발…뉴섬 주지사는 '반대'
캘리포니아에서 자산의 5%를 일회성 세금으로 부과하는 이른바 '부유세' 법안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정치권과 기업인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내년 11월 주민투표로 결정될 이 법안은 순자산 10억 달러(약 1조4600억 원) 이상의 캘리포니아 거주자에게 내년 1월 1일로 소급 적용되는데 특히 신흥 기술기업 억만장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30일(현지시간)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BI)에 따르면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하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사실상 사유재산 몰수', '작은 기술기업을 죽일 것'이라고 반발했다. 일부 부자는 다른 주로 이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옹호하는 정치인들은 탐욕에 대한 과세라며 부유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투자회사인 퍼싱 스퀘어 홀딩스의 억만장자 CEO 빌 애크먼은 29일 X에 올린 글에서 "부유세는 사실상 사유재산 몰수에 해당하며, 의도치 않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캘리포니아의 "예산 문제"에 대해 세수 부족이 문제가 아니라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페이팔 창업자 출신의 백악관 인공지능(AI) 및 암호화폐 책임자 데이비드 색스는 28일 X에 "텍사스와 플로리다 같은 공화당 주엔 주 소득세는 물론이고 부유세조차 없다"면서 "민주당은 모든 것을 훔치고는 일자리 창출자들을 탐욕스럽다고 비난한다"고 썼다. 색스는 앞서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꾸준한 세금 인상을 개구리를 끓는 물에 넣는 것에 비유, "이걸 부과하면 나는 냄비에서 튀어 나가겠다"면서 캘리포니아를 떠나겠다고 위협했다.
다른 기술기업 창업자들과 정치인들 역시 X를 통해 공방을 계속했다. 오큘러스 창업자이자 안두릴 공동 창업자인 팔머 럭키는 부유세 도입으로 창업자들이 "회사 지분의 상당 부분을 매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럭키는 또한 이 법이 상당한 현금 수입을 납부하도록 하지만 수익을 연구 개발에 재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조항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이 정책은 기업들이 사명이나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보다 이윤 추구에 즉시 집중하도록 강요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X에 썼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의 CEO 개리 탄은 "이 세금은 캘리포니아의 작은 기술 기업을 죽일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스타트업 창업자가 기업 가치가 50억 달러에 이르면 '종이상 억만장자'가 되지만 실제 현금은 없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미실현 이익에 과세하는 방식은 창업자들이 자산을 현금화하기도 전에 부담을 지게 만든다는 것이다.
반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주)은 직접적으로 캘리포니아 법안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혁신과 기업가 정신은 존중할 수 있지만 지금 존재하는 극도의 탐욕은 존중할 수 없다"며 부유세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미 2019년에도 억만장자의 재산을 15년간 절반으로 줄이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실리콘 밸리의 상당 지역이 포함된 캘리포니아 17번 선거구의 하원의원인 로 칸나(민주당)는 이 법안이 "미국 혁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심각한 부의 격차로 인한 "정치적 기능 장애와 사회적 불안"이 혁신을 더욱 저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은 부유세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뉴욕타임스(NYT) 딜북 콘퍼런스에서 "그 정도 지위의 사람들은 이미 주 밖에 여러 채의 집을 갖고 있다"며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법안은 주민투표로 통과될 경우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
캘리포니아 부유세는 의료노조가 발의한 국민투표 용 법안이다. 정식 명칭은 '2026 억만장자 과세법'(2026 Billionaire Tax Act)이다. 캘리포니아 주민 약 200명이 대상이다. 연방 정부의 의료·교육 예산 삭감에 대응해 최대 1000억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실제로 자산을 매각해 현금화하지 않아도 평가액 기준으로 세금을 내는 미실현 이익 과세인 점, 스타트업 창업자들 경우 기업 가치가 커져도 현금이 없는 경우가 많아 창업이 위축될 수 있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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