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고물가에 환율 급등 '민생 최악'…테헤란 등 항의시위 확산
- 25-12-30
연간 물가 상승률 42% 웃돌아…중앙은행 총재 사임
이란 전역에서 치솟는 물가와 통화 가치 폭락에 항의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당국은 무력을 동원해 진압에 나섰지만 생필품 가격 급등과 임금 가치 하락으로 가계 부담이 급격히 커지면서 분노가 잦아들지 않는 분위기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이란의 여러 도시들에서 시위대가 거리로 나와 급등하는 인플레이션과 통화 가치 폭락을 규탄했다.
이날 소셜미디어에서는 테헤란과 최소 두 개 도시에서 이란 보안군이 최루탄을 발사해 시위를 해산시키는 영상이 공유되기도 했다.
최근 이란 화폐 가치는 미 달러화 대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12월 기준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42.2%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금과 저축 가치가 떨어지는 반면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치솟으면서 서민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테헤란의 한 직장인은 "두 달 만에 월급의 실질 가치가 300달러에서 20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부모 의료비와 차량 수리비조차 감당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직장인은 "월급이 생활비의 3분의 2도 안 된다"며 외식·육류 소비를 끊었다고 말했다.
시장 혼란이 가중되자 모하마드 레자 파르진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전날 의회 연설에서 이번 위기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그는 "임금을 인상하라는 요구가 많지만 재원 마련이 쉽지 않다"며 "현 상황은 과거 정부와 의회의 잘못된 정책 결정이 누적된 결과"라고 책임을 전 정부에 돌렸다.
전문가들은 이번 이란 경제 위기의 원인을 정부의 부실한 경제 운영과 폐쇄적인 경제 구조를 고착화시키는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본다.
여기에 지난 6월 이스라엘과의 전쟁 당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정부가 자국 은행 자금을 동원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의 해외 원유 판매를 제한하며 압박을 강화한 것이 상황을 악화시켰다.
아미르 호세인 마흐다비 코네티컷대 박사과정 연구원은 "제재 완화를 위한 대미 관계 전환이나 강도 높은 긴축 재정 방법이 있지만 어느 쪽도 현실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의회는 정부가 제출한 2026회계연도 예산안을 부결했다. 예산안에는 석유 수입 감소를 보전하기 위한 증세 확대와 지출 감축 방안이 담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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