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전례 될라…'韓 무시 쿠팡' 참고하는 해외 기업들
- 25-12-27
韓 진출 빅테크, '쿠팡 사태' 관련 리포트 제출받아
"쿠팡 사태, 그대로 두면 다른 美 기업 잘못된 선례될 것"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빅테크들이 쿠팡 사태를 예의주시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기업'임을 내세워 한국을 무시하는 쿠팡의 행태가 다른 해외 기업으로 번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IT업계에 따르면 한국에 법인을 설립한 미국의 글로벌 빅테크 중 다수가 국내 대관·홍보 조직을 통해 쿠팡의 개인정보 해킹 사건 및 이후 대응과 관련한 리포트 등을 제출받고 있다. 국내에 법인을 둔 미국 빅테크는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넷플릭스 등이 있다.
한국에서 사업을 영위 중인 빅테크들이 쿠팡 사태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이들 역시 한국 정부 및 국회와 크고 작은 세금, 역차별 등으로 갈등을 빚어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해외 법인으로 수익을 이전해 법인세를 최소화하는 '조세 회피'(구글·넷플릭스), 앱 개발자들에게 인앱 결제를 강제하는 '인앱결제 수수료'(구글·애플), '개인정보 불법수집'(메타), '망사용료'(구글·넷플릭스) 등이 문제가 된 바 있다.
실제로 쿠팡은 전체 매출 비중의 90% 이상이 한국에서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에서 미국 기업임을 내세워 한국 정부와 국회를 연달아 '패싱' 중이다.
김범석 쿠팡Inc 대표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범부처 민관합동조사단이 꾸려졌음에도, 쿠팡은 지난 25일 정부와 협의없이 일방적인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쿠팡은 자체적으로 잠수부를 고용해 유출자가 개인정보 탈취에 사용하고 하천에 버린 노트북을 회수해 포렌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포렌식 결과 이름·이메일·전화번호·주소·일부 주문 정보 등 약 3000개 계정 정보만 유출됐다고 주장했다.
다만 정부는 "정보 유출 종류 및 규모, 유출 경위 등을 면밀히 조사 중"이라며 "쿠팡이 주장하는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쿠팡의 미국 정계 로비에 따른 압박도 감지된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로버트 오브라이언은 24일(현지시간) 엑스(X·구 트위터)에서 "한국이 미국 기술 기업을 표적으로 삼아 그 노력을 훼손한다면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며 쿠팡을 옹호하기도 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X 갈무리)/뉴스1
IT업계에서는 이같은 쿠팡의 대응 방식이 다른 글로벌 빅테크에 '부정적 선례'로 남을 걸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쿠팡 사태가 별 문제없이 마무리된다면, 다른 미국 기업들 역시 향후 한국 시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한국 정부가 아닌 미국 정부와 해결하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지난 25일 김용범 정책실장 주재로 '플랫폼 기업 개인정보 유출 및 소비자 보호 관련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쿠팡 사태와 관련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쿠팡이 사태 수습에 소극적으로 나서는 데다 미국 정계를 방패막이 삼으려는 태도를 보이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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