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 MIT교수 의문의 피살…30년전 과동기는 영원히 입을 닫았다
- 25-12-22
'자살' 총격범, 1995년 리스본 공대 함께 입학…"뛰어난 성적에도 존재감은 없어"
루레이루 교수는 美서 승승장구…"교수 살해 및 브라운대 총기난사 동기도 못밝혀"
최근 미국을 뒤흔든 동부 명문 브라운대 총기난사와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피살 사건의 동기가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용의자와 피살된 교수의 과거 인연이 주목받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두 사건의 용의자인 클라우디우 네베스 발렌트(48·사망)와 그가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누누 루레이루(48) MIT 교수는 1995년 리스본 명문 이공계 대학인 리스본 공과대학을 입학한 같은 과 동기였다.
발렌트는 10대 시절 국제 물리 올림피아드에 포르투갈 대표로 선발되는 등 한때 밝은 미래가 기대되던 인물이었다고 한다. 대학도 수석으로 졸업했으며 성적도 루레이루보다 앞섰다.
하지만 리스본대 교수와 동기들은 루레이루를 좋게 기억한 반면 발렌트는 높은 성적에도 강한 인상을 남기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발렌트를 지도한 한 교수는 다른 학생이 질문을 하면 발렌트는 자신이 이미 답을 알고 있다고 말하는 등 그가 수업 중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곤 했다고 말했다. 양자장론 과목을 지도했던 다른 교수는 수강생이 15명에 불과했지만 그에 대한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발렌트는 2000년 대학원 과정을 밟기 위해 미국 브라운대로 왔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 시절 발렌트의 유일한 친구였다는 시러큐스대 물리학 교수 스콧 왓슨은 그가 수업이 너무 쉽다고 불평하거나 음식 수준이 형편없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등 브라운대 생활에 분노하고 좌절했다고 전했다. 발렌트가 한 동급생을 '노예'라고 불러 다툼이 벌어져 이를 말린 적도 있다고 한다.
당시 발렌트의 선배였던 벤 슈랙은 그에 대해 "늘 좌절하고 불행해 보였다"고, 같은 과 대학원생이었던 푸에르토리코대 교수 카를로스 비센터는 "말수가 적고 위협적이지 않았다"며 "특별히 기억에 남지 않는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발렌트는 2001년 브라운대에서 휴학했고 이후 자퇴했다. 2017년 추첨으로 미국 영주권을 주는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에 입국해 영주권을 받았다.
그사이 루레이루는 미국 MIT에서 큰 연구실 중 하나를 이끄는 저명한 핵물리학자로 자리 잡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그는 2005년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영국과 포르투갈에서 활동하다 2016년 MIT 교수가 됐다. 최근까지 MIT 플라스마 과학·핵융합 센터를 이끌었다. 올해 초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과학자와 공학자에게 수여되는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두 사람이 리스본 공과대학 재학 당시 얼마나 가까웠는지 이후 어떤 식으로 인연을 이어왔는지, 또는 수십 년간 연락을 주고받았는지는 불분명하다.
루레이루와 가까운 친구들은 당국이 용의자로 발렌트의 이름을 발표하기 전까지 그의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발렌트는 지난 13일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 소재 브라운대의 7층짜리 건물인 '바루스 앤드 홀리' 공학·물리학관 건물에서 총기를 난사해 학생 2명을 살해하고 9명에게 총상을 입혔다.
이틀 뒤인 15일 밤에는 루레이루 MIT 교수의 매사추세츠주 브루클라인 소재 자택에서 총격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이후 도주해 경찰의 추적을 받다가 지난 18일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그가 총으로 자살한 것으로 추정한다.
수사당국은 발렌트가 왜 브라운대 강의실에서 총격을 벌였는지, 또 왜 루레이루를 표적으로 삼았는지 범행 동기를 아직 밝히지 않았다. 로드아일랜드주 법무장관 피터 네론하는 기자회견에서 "왜 지금이었는지, 왜 브라운대였는지, 왜 이 학생들이었는지, 왜 이 강의실이었는지 우리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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