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광객 SNS 5년치 검열' 논란 확산…"표현의 자유 허울뿐"
- 25-12-11
美, ESTA 신청자에 SNS계정·전화번호·이메일 등 제출 의무화
'과도한 감시' 비판 확산…내년 북중미월드컵 방문객 타격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무비자 미국 방문에 필요한 전자여행허가(ESTA) 신청자에게 최근 5년간의 소셜미디어 기록 제출을 의무화하는 방침이 공개되자 미국 안팎에서 과도한 감시와 인권 침해라는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관보를 통해 ESTA 신청자에게 △최근 5년간 사용한 SNS 계정과 전화번호 △10년 치 이메일 주소 △가족 구성원 정보 △얼굴·지문·DNA·홍채 등 생체 정보 등을 요구하겠다고 명시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2기 임기 시작 직후 서명한 행정명령에서 "미국에 적대적 태도를 가질 수 있는 방문객을 걸러내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그간 한국 등 미국과 비자 면제(waiver) 협정을 체결한 42개국은 별도 비자 없이도 관광, 출장 등을 목적으로 미국을 최대 90일 방문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이들까지도 SNS를 뒤져 입국 심사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방침이 공개되자 인권 단체들과 이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SNS 검열이 미국의 국제적 명성을 해칠 뿐 아니라 미국 여행과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와 비판이 동시에 제기된다.
가디언에 따르면 '개인의 권리와 표현 재단'(Fire)은 "옐로스톤에서 디즈니랜드, 독립기념관까지 미국의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검열을 두려워해야 하는 상황이 정상일 수는 없다"며 "이런 조치는 자유에 자신 있는 국가라면 하지 않을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미국이 표현의 자유를 지킨다는 약속이 실제 행동이 아니라 겉으로만 하는 말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조치가 미국의 관광업에 큰 타격이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STA의 데이터 수집 범위가 크게 늘어나 승인 처리 속도가 늦어지면 단기 출장을 포함한 단기 방문객들의 여행 계획에 불확실성이 커져 미국 여행을 포기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스페인 일간지 엘파이스는 미국이 2026년 북중미 월드컵과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등 대형 국제행사를 앞두고 있다며 이번 조치가 행사에 참석할 외국인 방문객 규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는 분석 대상 184개국 중 미국만이 2025년 국제 방문객 지출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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