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파일 공개 가결·마가 핵심 이탈…트럼프 '레임덕' 조짐
- 25-11-25
그린 의원 "매 맞는 안내 되고 싶지 않아" 사퇴…트럼프 "배신자"
지지율도 최저…내년 중간선거 앞두고 공화당 거리두기 심화 조짐
이달 초 미니 지방선거에서 공화당이 패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화당 장악력이 확연히 약화되고 있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핵심 세력의 이탈, 성범죄자 엡스타인 파일 공개 관련 공화당의 집단 반기, 지지율 하락이 겹치며 트럼프 대통령이 예전만큼 절대적 권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장면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취임 1년도 되지 않아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말도 나온다.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주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전환점이 될 것인가'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당 지도부를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몇 달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가장 충격적인 신호는 마조리 테일러 그린(공화·조지아) 연방 하원의원의 사임 발표다. 그린은 지난 21일 밤 성명에서 "폭력을 당하고서도 언젠가 나아지길 바라는 맞벌이 아내이기를 거부한다"며 사임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지지자였던 그린은 최근 연방정부 셧다운, 건강보험 개혁, 엡스타인 파일 공개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잇따라 충돌하면서 그의 분노를 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을 '반역자', '광인'이라고 비난했다.
그린의 사퇴는 충성 경쟁이 치열한 마가 진영에서 핵심 세력의 이탈이라는 점에서 심상치 않은 공화당 내 균열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에는 엡스타인 관련 법무부의 수사 문건을 공개하는 법안이 연방상·하원에서 가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개월간 파일 공개 움직임을 "민주당의 사기극"이라고 반대했다. 하지만 그린을 포함한 하원 공화당 의원 4명의 청원 서명으로 법안 표결이 가능해지자 공화당 내 분위기도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내에서 대거 이탈표가 나올 것이 확실해지자 돌연 문서 공개를 지지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내 핵심 지지층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뚜렷한 신호로 여겨진다.
이같은 일련의 상황은 이달 초 미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 수준으로 급락한 상황 속에서 발생했다.
특히 물가와 주거비 등 생계비 부담 완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 체감되지 않으면서 공화당 내부에서도 행정부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이에 의회에서 다수당 지위를 지키려는 공화당 지도부는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대규모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자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마가 등 핵심 지지층을 기반으로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어 이같은 균열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크리스 반 홀런 (메릴랜드·민주) 상원의원은 인터뷰에서 "공화당이 트럼프에게서 벗어났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 섣부르다"고 지적했다.
특히 극심한 정치 양극화와 게리맨더링(선거구 조정)으로 양당이 실제로 경쟁할 수 있는 의석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대다수 공화당 현역 의원들의 생존을 좌우하는 것은 공화당 프라이머리(당내 경선) 승리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는 여전히 그 경선에서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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