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뭐했나"…'셧다운 투쟁' 중도파 이탈에 美민주당 내분
- 25-11-11
중도파,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 물러서며 공화당과 '셧다운 종료' 손잡아
지선 승리 동력확보 무색 비판론…강경파 "슈머 원내대표 책임져야"
미국 민주당이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종료를 눈앞에 두고 극심한 내분에 휩싸였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미니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며 자축하는 분위기였지만, 상원 중도파 의원들이 9일(현지시간) 절차투표에서 공화당 측 협상안에 응해 임시 예산안 통과의 길을 열어주면서 진보파의 불만이 거세졌다.
특히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의 리더십을 향한 책임론이 거세게 불거지면서 당내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이라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10일 보도했다.
민주당 성향 무소속 의원 1명(앵거스 킹)을 포함한 상원 중도파 의원 8명은 40일 넘게 이어진 셧다운을 끝내기 위해 공화당이 제안한 합의안에 찬성하면서 53석의 공화당은 필리버스터를 끝내기 위한 60표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민주당 중도파 의원들은 셧다운 장기화로 인한 항공 대란과 저소득층 식비 지원 중단 등 경제적 피해가 커지자 더는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민주당이 셧다운 협상의 핵심 요구사항으로 내걸었던 건강보험개혁법(ACA·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안은 일단 포기했다.
이들은 공화당 측으로부터 ACA 보조금 연장안을 내달 표결에 부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굴욕적인 항복'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대권 잠룡인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한심하다"고 비난했고 제이비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도 "헛된 약속"이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진보 시민단체 '런포섬싱'의 공동 창립자 어맨다 리트먼은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어리석은 결정"이라며 당 지도부를 맹비난했다.
비판의 화살은 슈머 원내대표에게 집중되고 있다. 그는 협상안에 반대표를 던졌지만 원내대표로서 소속 의원들을 단일대오로 이끌지 못했다는 책임론이 제기된다.
진보 성향인 로 카나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은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에서 "슈머는 더 이상 유능하지 않으며 교체돼야 한다. 의료보험료 폭등을 막으려는 싸움을 이끌 수 없다면 무엇을 위해 싸울 것인가?"라고 직격했다.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코네티컷)도 "양보하면 고통이 멈추고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할 순 있지만 실제로 (트럼프 집권기인) 지금 정상이라는 상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당내 분위기가 악화하자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슈머가 자리를 지켜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며 진화에 나섰다.
이번 사태로 민주당 내 중도파와 진보파의 해묵은 갈등이 다시 한번 노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도파 의원들은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항공편이 대거 취소되고 저소득층 식비 지원 프로그램(SNAP) 중단 위기까지 겹치자 현실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한다. 실제로 주말 동안 항공편이 약 5000편 취소되는 등 셧다운으로 인한 국민 불편이 극에 달한 상황이었다.
반면 진보 진영은 지난주 지방선거 승리로 협상 동력을 확보했는데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가 공화당과 제대로 싸워보지도 않고 물러섰다고 비판한다.
정치 평론가 로버트 커트너는 블룸버그에 "슈머 원내대표와 중도파 의원들은 '로열 플러시'라는 최상의 패를 손에 쥐고도 스스로 판을 접은 셈"이라고 꼬집었다.
궁지에 몰린 슈머 원내대표는 "이제 공화당이 건강보험 위기를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책임의 초점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돌리려 시도했다.
보조금 중단으로 수백만 명의 보험료가 급등하면 비난이 공화당으로 향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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