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 트럼프 관세에 부정적 기류…"과세는 명백히 의회권한"
- 25-11-06
최종심 공개 구두 변론 심리서 보수성향 대법관들도 '법적 권한' 의문 제기
이르면 몇 주 내 결론,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 등 '플랜B' 준비
미국 연방대법원이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행한 상호관세와 펜타닐 관세의 합법성 여부를 가를 최종심 공개 심리를 열었다. 이번 재판은 대통령의 경제 정책과 권한 범위를 가를 중대한 분수령으로, 재판 결과에 미국은 물론 전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미 연방대법원은 워싱턴DC의 대법원 청사에서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약 2시간 30분 동안 공개 구두 변론을 진행했다.
쟁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근거로 한국(15%), 일본(15%), 유럽연합(15%) 등 전세계 교역 상대국에 지난 8월 7일부터 부과한 10~41% 상호관세와 멕시코·캐나다·중국 등에 부과한 펜타닐 관세가 법적으로 허용되는지 여부다.
원고 측은 해당 법률이 관세나 세금 부과 권한을 명시하지 않았으며, 미국 헌법은 명확히 의회에 세금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IEEPA가 국가안보, 외교, 경제상의 비상사태에 대응할 도구를 대통령에게 부여한다는 이유로 관세 권한을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무역 적자가 국가 비상사태인지 모호한 점, 그에 대응해 취할 수 있는 조치로 법에 관세가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중대 질문 원칙'(major questions doctrine)이 적용될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이 원칙에 따르면, 경제적·정치적 영향이 큰 정책에는 의회의 명확한 위임이 필요하다. 의회가 명시하지 않은 주요 경제 정책을 대통령이 자의적으로 택해서 사용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트럼프 행정부 측 대리인인 존 사우어 법무차관은 이날 변론에서 "대통령에게는 국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폭넓은 권한이 있다(중대 질문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뜻)"고 주장했다. 또 쟁점은 과세가 아니라 통상 규제라면서 "관세는 외국과의 통상 규제 권한의 핵심 적용 사례"라고 말했다.
이번 최종심은 중소기업이 제기한 2건의 소송과 민주당 소속 12개 주 법무장관들이 제기한 소송을 병합해 진행된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IEEPA가 행정명령을 통해 수입 규제를 넘어서서 관세까지 부과할 권한을 대통령에게 준 것은 아니라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법 최종심 재판부의 판사 성향이 6대 3으로 보수성향이 우위라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이날 심리를 지켜본 미국 주요 언론들은 전반적으로 대통령의 관세 부과 권한에 회의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보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 보수성향 판사들마저 잇따라 대통령의 관세 부과의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관세는 미국 국민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며, 그런 권한은 항상 의회의 핵심 권한이었다"라고 언급했다.
닐 고서치 대법관은 "그런 논리라면 의회가 외교, 관세뿐만 아니라 전쟁 선포권까지 대통령에게 넘겨줄 수 있지 않느냐"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이 지난 권한 확장 범위에 우려를 표했다.
코니 배럿 대법관은 IEEPA에 관세(tariff) 문구 자체가 없다는 점을 짚으며 "수입 규제(regulate importation) 문구가 관세 부과권을 뜻한다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로버츠, 고서치, 코니 모두 보수성향 판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심리를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재판'이라고 강조했지만, 법정 출석은 하지 않았다. 그는 "재판을 방해하고 싶지 않다"며 불참 이유를 밝혔다. 대신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 참석해 재판을 지켜봤다. 트럼프 행정부는 패소 시 1000억 달러 이상의 관세 환급이 발생할 수 있고,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한 압박 수단이 약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대법원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트럼프 측의 신속심리 요청을 받아들였다. 관련해 워싱턴포스트(WP)는 대법관들이 주요 판결을 내리는 6월이나 7월이 아닌, 향후 몇 주 또는 몇 달 내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재판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철강·알루미늄 등의 관세 관련해서 다투지는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최종심에서 패소하더라도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품목 관세 범위를 확장하는 등의 '플랜B'(대안)가 준비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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