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서 '트럼프 반대' '중국 공산당 아웃' 집회 잇따라…도심 혼잡
- 25-10-3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9일 경북 경주를 방문하면서 도심 곳곳이 반(反)트럼프 시위와 교통 통제로 사실상 마비됐다. 시민과 상인들은 "도시 전체가 주차장이 됐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이날 오전 경주시 동천동 구황교 네거리에서는 진보 성향 시민단체 '2025 APEC 반대 국제민중행동 조직위원회'가 회견을 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불평등한 세계질서의 상징"이라며 방한을 규탄했다.
이 집회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 모형에 밧줄을 묶고 '레드카드'를 붙이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1%만을 위한 APEC 반대" "트럼프는 돌아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오후에는 민주노총 등 30여개 단체 3000여명이 참여한 대규모 행진이 옛 경주역 일대에서 이어졌다.
경찰은 이날 경주 도심 전역에 8000여 명의 경력을 배치해 질서유지에 나섰다. 그러나 오후 2시 30분쯤 동궁과 월지 인근 도로에서 일부 시위대가 경찰 통제선을 뚫고 국립경주박물관 방향으로 돌진하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경찰은 700여 명의 병력을 추가 투입해 이들의 진입을 저지했으며, 이 과정에서 짧은 몸싸움이 있었지만 큰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경주 도심 주요 도로는 집회 인파와 교통 통제가 겹치며 사실상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국민주권당, 자민통위, 자주독립 대학생 시국농성단, 자주독립 시민농성단, 평화어머니회,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등이 29일 오후 경북 경주시 성동동 구 경주역 광장에서 트럼프 방한 규탄 집회를 마친 뒤 행진하던 중 행진 방향 문제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2025.10.29/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부산에서 관광 차량을 몰고 온 한 방문객은 "요금소 들어오는 데만 4시간이 걸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오지 말았을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옛 경주역 인근 전통시장 상인 A 씨는 "APEC이 뭐기에 장사도 못 하게 이 난리를 피우느냐"며 "손님이 평소 절반도 안 된다. 다 같이 즐거워야 할 나라 행사인데 상인만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일부 상인은 오후 4시쯤 일찍 문을 닫았다. 일부는 경찰 버스의 공회전 매연에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보문단지 일원은 정상회의 공식 구역으로 지정돼 출입이 전면 통제돼 사전 등록 차량과 인원만 출입이 허용됐다.
29일 오후 4시부터 노동동 봉황대 광장에서 극우 단체가 현 정부를 비판하는 집회를 가지고 대릉원 일대에서 행진을 하자 경찰이 교통을 통제하고 있다. 2025.10.29/뉴스1 ⓒ News1 이성덕 기자
이날 오후 4시엔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극우 보수 성향 단체가 노동동 봉황대 광장에서 집회를 연 뒤 "CCP(중국 공산당) 아웃" "이재명 아웃" "문재인 아웃"을 외치며 대릉원 일대 2.5㎞를 행진했다.
이 모습을 본 중국인 관광객 리보 씨(34)는 "관광지에서 시민들이 대거 행진하는 모습이 신기하다"며 "일부 한국인이 중국인을 안 좋게 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고 말했다.
대릉원 일대에서 관광하던 외국인은 이 광경이 신기한 듯 휴대폰으로 영상을 찍으며 웃었다.
한때 대릉원 일대는 교통 통제로 극심한 정체가 발생했다.
2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주 APEC 계기 2차 한미 정상회담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2025.10.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경주시는 "정상회의 기간 수시로 교통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며 "시민과 관광객은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상회담 경호 구역 내 불법 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며 "정상회의 기간 경호·경비를 강화해 안전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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