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동차 관세 11월부터 25→15%…"日·EU와 동등한 경쟁력 확보"
- 25-10-30
[한미 정상회담] 7개월 만에 관세 인하 성과…업계 '반색'
4월 관세 발효 후 8월까지 대미 車 수출 17.4%↓…"그래도 선방"
한미 관세 후속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한국산 수입차에 대한 미국 관세가 현행 25%에서 일본·유럽연합(EU)와 동등한 수준인 15%로 낮아지게 됐다. 미국이 수입차에 25% 관세를 부과한 4월 3일 이후 7개월 만이며, 한미 관세 협상 후속 협의에 나선 지 92일 만이다.
일본·EU와 동등한 관세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우리 수출 전선에도 다시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은 대미 수출 감소에도 반도체와 여타 주요국으로의 대체시장 확대에 힘입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 중이다. 여기에 수출 주력품목인 자동차에 드리운 먹구름도 걷히면서, 대한민국 '수출 플러스' 행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아시아태평앙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성사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관세 협상 후속 절차 이행을 위한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현행 25%인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15%로 인하된다.
자동차 관세는 이미 지난 7월 말 타결된 관세 협상에서 합의된 내용이지만, 3500억달러(약 500조 원) 규모의 대(對)미 투자펀드 운용방식과 이익배분 등을 둘러싼 후속 협의가 늦어지면서 실제 인하 조치가 미뤄졌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9일 관세 협상 타결 후 진행된 브리핑에서 "우리나라 대미 최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는 관세율을 25%에서 일본, EU와 동일 수준으로 인하했다"고 밝혔다.
인하 시점은 이르면 내달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올해 5월 8일 합의 후 6월 30일 발효까지 53일, 일본은 7월 22일 합의 후 9월 16일 발효까지 56일이 소요됐다. 평균 약 55일의 시차가 발생했다. 다만 우리나라는 MOU 문안 작성이 거의 마무리된 상태여서 이른 시일 내 인하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실장은 브리핑 직후 가진 질의응답 과정에서 "MOU를 이행하기 위해 법이 제정돼야 한다. 또 그 법이 국회에 가서 통과돼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며 "법안이 마련되면 우리는 11월 내에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제출 사실을 미국에 알릴 것이다. 양국 간 확인이 되면 그달이 속하는 11월 1일 정도로 소급해서 관세가 인하시점이 결정될 거 같다"고 설명했다.
11월 중 정부가 법안을 준비해 국회에 제출하고, 당월 국회 통과가 이뤄지면 그달 1일을 기준으로 관세 인하 조치가 소급 적용되는 만큼 자동차 관세 실질적 인하 시점은 내달 1일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자동차 관세 '15%'는 미국 시장을 두고 경쟁하고 있는 일본·EU와 동등한 수준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앞서 미국과 무역 합의에 성공한 일본·EU가 자동차 관세 인하를 먼저 확보하면서, 완성차 업계의 미국시장 경쟁력 약화를 우려해 왔다. 하지만 이번 후속 협상 타결로 다시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2025.10.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미국발 관세 충격이 시작된 4월 이후 국내 자동차 업계는 악전고투를 벌여 왔다.
산업통상부와 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미국의 자동차 관세가 발효된 4월 이후 8월까지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17.4% 감소했다. 관세 부과 이전인 올해 1~3월에도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11.2% 감소했지만, 이는 현지 생산 확대에 따른 영향으로 대외적 부정요인은 아니었다. 하지만 관세 부과 후 수출액 급감은 현실적 피해로 이어졌다.
대미 자동차 수출 급감의 배경에는 관세 부과 이후 미국 전체 자동차 수입 감소가 작용했다. 관세 부과 전(1~3월)에는 미국 전체 승용차 수입액이 1% 증가했지만, 부과 후에는 21.2%나 감소했다. 특히 한국산 승용차 수입은 관세 부과 전 6.5% 감소했으나, 부과 후에는 21.2%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업계는 현지 생산 확대와 재고 활용 등을 통한 가격 인상 억제 노력으로 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또한 대체시장 발굴을 통한 수출시장 다변화도 추진한 결과, 미국을 제외한 한국 전체 수출액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9월 수출은 659억 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관세의 가장 큰 피해 품목인 자동차의 경우 순수전기차(EV)·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와 내연기관차 수출이 모두 증가하면서 64억 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하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는 유럽과 같은 대체시장 수요 증가의 영향이다. 대미 자동차 수출은 25% 고율 관세 영향으로 2.3% 감소한 19억 1000만달러였지만, EU 수출액은 7억 달러로 작년보다 54% 늘었고, 독립국가연합(CIS) 수출도 6억1000만달러로 77.5% 증가했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관세 부과 이후에는 확실하게 대미 수출이 더 줄어든 것은 분명하지만, 예상에 비하면 감소 폭이 크지 않은 수준"이라며 "타지역으로의 수출이 증가한 영향에 더해 업계가 현지 생산 확대와 재고 활용 등을 통한 가격 인상 억제를 통해 경쟁력을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관세 후속 협상 타결로 현대차그룹의 관세 비용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관세 비용은 관세율 25%일 땐 8조4000억 원에 이르지만 15%로 인하될 경우 5조3000억 원으로 줄어들다. 이번 관세 인하 합의로 현대차그룹의 부담 비용이 3조1000억원 줄어드는 셈이다.
이날 한미 관세협상 타결과 관련해 현대차그룹은 "품질 및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기술 혁신 등을 통해 내실을 더욱 다지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어려운 협상 과정을 거쳐 타결에 이르기까지 헌신적으로 노력해 주신 정부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관세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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