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를 부리토처럼 돌돌 말아"…美이민당국 인권침해 논란
- 25-10-19
<미국 이민단속국(ICE) 요원이 WRAP이라고 불리는 전신 구속 장치 사용의 시범을 보이는 모습. (사진=CBS 시카고 보도 갈무리)>
"변호사 접견 요청했다는 이유로 인신 구속…사용 기준에도 미달"
10년간 문제의 구속복 영향 미친 사망 12건…"ICE, 내부 우려에도 사용 강행"
미국 이민 당국이 이민자들을 상대로 인권 침해의 여지가 있는 구속 장치를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AP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이후 5명의 이민자는 비행기로 추방되던 중 WRAP이라고 알려진 전신 구속 장치로 몇 시간 구속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4개국 증인들과 가족들은 올해 최소 7명이 WRAP으로 구속됐다고 전했다.
수감자를 돌돌 말아 움직이지 못하게 해 '부리토'나 '가방'으로도 불리는 WRAP은 불안정한 피의자가 엎드린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게 막는다. 이는 1990년 후반에 법 집행 기관들이 구금 중 수감자가 사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돼지 묶기'(hog-tying)로 알려진 피의자의 손발을 함께 묶는 방식에 대한 대안으로 도입했다.
현재 WRAP은 전국 1800개 이상의 부서와 시설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1만 개 이상이 팔렸다. 국토안보부는 지난 2015년 말부터 WRAP을 구매하기 시작해 제조사인 세이프 리스트레인츠에 총 26만 8523달러(약 3억 8000만 원)를 지불했다. 이 중 91%는 1·2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기에 있었던 주문 두 건으로 지급됐다.
문제는 상위 기관인 국토안보부의 민권 부서가 WRAP 사용으로 인한 사망 사례가 있어 우려를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ICE는 WRAP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AP는 지난 10년간 미국 전역의 경찰이나 교도관이 WRAP을 사용한 후 부검 결과 '구속'이 사망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정된 12건의 구금자 사망 사례를 확인했다. 이로 인한 소송도 제기되고 있다.
ICE 요원들은 제조사가 권고하는 기준에 미달했음에도 불구하고 WRAP을 사용하기도 했다. 구금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ICE 요원들은 구금자들이 이미 수갑을 찬 상태에서 WRAP을 사용했으며, 구금자들이 변호사와의 면담을 요청하거나, 폭력과 고문을 피해 도피한 곳으로 추방될까 두려움을 표현했다는 이유로 이를 사용했다고 한다.
ICE와 국토안보부는 WRAP 사용 기록을 밝히지 않았다. 트리샤 맥러린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추방 비행 중 구금자에게 구속 장치를 사용하는 것은 오랜 기간 유지되어 온 ICE의 표준 절차이며, 구금자와 동행하는 직원·요원 모두의 안전과 복지를 보장하기 위한 필수 조치"라며 이 관행은 모든 절차 및 법적 기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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