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트럼프가 옳았다?"…전기차 정책 후진, 美서 세계로 번져
- 25-10-16
EU 내연기관차 퇴출 목표 신속 재검토…탄소배출 기준 완화 움직임
중국은 전기차 과잉 경쟁에 수익성 악화…일본은 하이브리드 전략
미국의 전기차(EV) 정책 후퇴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캐나다, 유럽연합(EU), 영국 등 주요국들이 EV 보급 목표를 유연하게 조정하거나 사실상 후퇴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중국과 일본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현실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내년 시행 예정이던 EV 판매 의무화를 중단했다. 그는 "캐나다 자동차 산업의 구조조정이 시작됐다"며 "2026년 EV 의무화 중단은 그 일환"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기존 정책을 재검토하고, 보다 저렴한 EV 보급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EU는 자동차 업계의 압력에 밀려 2035년까지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겠다는 기존 정책을 예정보다 앞당겨 재검토하기로 했다. 막대한 전기차 전환 비용 부담에 시달리던 폭스바겐은 3만50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하며 유럽 정치권에 충격을 안겼고, 이후 EU는 자동차 업계와 '전략적 대화'를 시작해 배출가스 규제 목표에 대해 보다 유연한 접근을 하기로 했다.
미국에서는 제너럴모터스(GM)가 EV 판매 부진으로 16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GM은 올해 들어 EV 규제 완화를 위해 정부에 강하게 로비해왔으며, EV 생산 능력 재조정과 추가 손실 가능성도 경고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소비자들이 예상만큼 빠르게 전기차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전기차 확대를 위한 보조금 등 정부의 소비자 구매 유도 정책들이 기업의 수익성 개선으로 직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닛산 아메리카 크리스티앙 뮈니에 회장은 "EV는 미래에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소비자에게 강제로 밀어붙일 수는 없다"며 "이제는 현실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샤오미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레이쥔이 2025년 5월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신차 출시 행사에서 자사의 전기 SUV ‘YU7’을 소개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EV 시장이지만, 과잉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인 알릭스파트너스는 2023년 기준 중국의 118개 EV 브랜드 중 대부분이 5년 내 생존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 하이브리드 중심의 전략으로 EV 혼란을 피해 가고 있다. 도요타는 초창기부터 EV 대신 가스-전기 혼합 차량에 집중해 왔으며, 당시 도요다 아키오 회장은 세계적인 전기차 추진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스스로를 침묵의 다수라고 표현했다.
WSJ은 하지만 "해외의 현실은 미국만큼 극적이지 않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EV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치며, 연방 정부의 세금 혜택과 연비 규제도 대거 폐지됐다. EV 구매자 대상 7500달러 세액공제도 사라졌으며, 연비 기준 미달 시 부과되던 벌금도 폐지됐다.
2035년까지 순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던 GM과 미국 자동차 업계는 올해 캘리포니아주의 자체적인 배기가스 배출 기준 설정 권한을 박탈하기 위한 로비를 벌여 성공했다. 이로 인해 미국 전기차 투자의 최대 동력이 사실상 마비됐다.
알릭스파트너스는 미국 내 EV 판매 비중이 2030년까지 18%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2년 전 예상치의 절반 수준이라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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