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 자폐 위험"…트럼프發 타이레놀 논란 증폭, FDA에 쏠리는 눈
- 25-09-23
美 복지부 중심으로 타이레놀 위험성 확산 중
제조사 켄뷰 강력 반발…국내는 FDA 결정 촉각
최근 의료계에서는 '타이레놀'(성분명 아세트아미노펜)이 뜨거운 감자다. 미국 보건복지부(HHS)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부작용을 언급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확산하는 상황이다.
제조사 켄뷰는 미국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발한다. 제약계와 의학계에도 켄뷰의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이제 시선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 향한다. 규제기관인 FDA의 결정에 따라 타이레놀의 입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임신 중 타이레놀 사용 시 자폐증과의 연관성을 경고하며 의사들이 임신부에게 알리도록 FDA에 권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이레놀은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에서 분사된 소비자 건강제품 전문기업 켄뷰의 일반의약품(OTC)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을 활성 성분으로 하는 타이레놀은 임신부를 포함한 모든 계층에서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진통제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다른 기류가 감지됐다. 마운트시나이 의대 연구팀이 낸 보고서에서 타이레놀 복용과 자폐증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 나오면서다.
이달 초에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부 장관이 '임산부가 타이레놀을 복용하면 자폐증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의 발표를 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이 탓에 지난 5일 뉴욕증시에서 켄뷰의 주가는 9.35% 폭락한 18.62달러에 그쳤다. 그러자 켄뷰의 임시 최고경영자(CEO) 커크 페리는 케네디 장관과 비공개 회동을 갖기도 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오히려 대통령까지 나서 케네디 장관의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케네디 장관은 "FDA는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위험에 관한 의사 안내문을 발간하고 안전성 라벨 변경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은 다시 출렁였고, 이날 켄뷰의 주가는 7.47% 급락한 16.97달러로 수직 낙하했다.
ⓒ News1 DB
켄뷰는 미 행정부의 발표에 반발하는 입장이다. 성명에서 "지난 10여년간 주요 의학 전문가들과 글로벌 규제 당국의 검증을 거친 엄격한 연구들은 아세트아미노펜과 자폐증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신뢰성 높은 증거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타이레놀과 자폐 연관성은 과학적 근거가 확립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미국 의료계도 켄뷰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뉴욕대(NYU) 의료윤리학 책임자인 아서 캐플런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위험하고, 비과학적이며, 잘못된 정보로 가득 차 있다"고 비판했다.
국내 의료계의 반응도 비슷하다. 고열이나 통증 자체가 태아에게 위험할 수 있으며, 이를 방치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유전체 연구 등으로 '젊은 생명정보학자상'을 받았던 안준용 고려대 보건과학대학 교수는 SNS에 "트럼프 정부의 일부 인사가 타이레놀과 자폐를 연결하는 건 과학적 방법론을 무시하고 대중의 불안감을 선동하는 행위"라고 개탄했다.
익명을 요구한 약학계 한 인사도 "FDA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을 받았는데, 만약 타이레놀이 잘못된 것이라면 아세트아미노펜을 성분으로 한 모든 약들을 전수조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뉴스1 ⓒ News1 문대현 기자
이와 관련 식약처는 제조사에 의견 및 자료 제출을 요청하고, 관련 자료 및 근거에 대해 신중히 검토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FDA의 결정을 주목하고 있다. FDA의 입장과 궤를 맞추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보인다.
한편 FDA는 이 사안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FDA는 의사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타이레놀과 자폐증 사이의 인과관계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면서 과학적 논쟁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발표된 문헌 검토에서는 타이레놀과 자폐증 사이에 가능성 있는 연관성이 제기됐지만, 반대 결과를 보인 연구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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