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삭센다 이어 오포글리프론 등 신약 경쟁 본격화

치료제 선택 전, 내 생활습관과 건강 목표부터 점검해야

비만 치료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살 빠지는 주사'로 알려진 위고비·삭센다 등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최근엔 먹는 비만약도 개발 막바지에 접어들며 시장 판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이미 처방받아 맞고 있는 사람들부터, 아직 고민 중인 사람들까지 공통된 질문 하나가 떠오른다. "지금 맞아야 할까, 조금 더 기다릴까?" 전문가들은 체중 감량 효과뿐 아니라 복용의 편의성과 부작용,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비만 주사로 가장 널리 알려진 약물은 '위고비'(Wegovy)와 '삭센다'(Saxenda)다. 두 약물 모두 GLP-1 유사체로 식욕을 줄이고 포만감을 늘리는 호르몬 작용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최근 다수의 인플루언서가 투약 사실을 공개하면서 더 관심이 커졌다.

실질적인 효과가 확인된 주사제지만, 대가도 따른다. 위고비는 주 1회, 삭센다는 하루 1회 주사해야 하며, 투여 초기에는 메스꺼움, 설사, 변비 등 위장관계 부작용이 자주 나타난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시력 손상'이나 기분변화를 호소하는 이들이 있어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 바 있다.

비용 역시 부담 요인이다. 국내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위고비는 월 40만~70만 원, 삭센다는 월 20만 원 안팎의 비용이 든다.

ⓒ News1 DB

현재 전세계 제약업계의 화두는 '주사 없는 비만 치료'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는 '오포글리프론'(Orforglipron)이라는 경구용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최근 임상 3상에서 위고비에 준하는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했다.

오포글리프론은 하루 1알 복용 형태로, 복용 편의성과 부작용 부담을 줄인 것이 강점이다. 아직 출시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업계에선 2026년 상용화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사제의 가장 큰 장벽인 주기적인 투여 불편함과 고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 만큼 소비자들의 관심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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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선택의 핵심은 '지금 내 건강 상태와 생활 패턴에 어떤 약이 맞느냐'에 달렸다. 현재 당장 체중 감량이 필요한 고도비만 환자이거나, 비만 관련 합병증(당뇨, 고지혈증 등)을 앓고 있다면 약물 치료를 늦추기보다는 조속한 개입이 권장된다. 이미 국내에서도 위고비를 활용한 비만 클리닉 수요가 늘고 있다.

반면 단순한 체형 관리 목적이거나, 장기 복용에 대한 부담이 크다면 신약 출시를 기다리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경구용 치료제는 복용 편의성뿐 아니라 심리적 부담도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사제 복용에 대한 공포나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향후 출시될 알약이 실질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복용 가능 기간, 예상되는 부작용, 약값에 대한 경제적 여유, 지속적인 생활습관 개선 의지 등도 결정에 중요한 기준이 된다. 체중 감량 자체는 시작일 뿐, 약물 치료가 끝난 후에도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을 병행하지 않으면 재증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온라인 의료 서비스인 Boots Online Doctor는 "GLP-1 계열 약물은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지만, 이는 단순히 '먹거나 맞는 약'이 아닌, 건강 관리의 일환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약을 먹기 전에는 자신의 건강 상태, 목표, 부작용 감수 가능성 등을 충분히 고려하고, 의료 전문가와 상담 후 결정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