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통한 머스크의 말말말…표현의 자유인가 위험 신호인가
- 25-01-30
유럽 지도자 조롱·극우 지지…'천방지축 X 행보'
'여론 선동' 우려…한편에선 "우파라 잣대 불리"
"와우(Wow)."
지난 4일(현지시간) 테슬라·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이자 20일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의 '퍼스트 프렌드' 일론 머스크가 남긴 글이다. 그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시위 관련 게시물을 공유한 뒤 자신이 소유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이같이 감상평을 내놨다.
머스크는 전날(3일)에도 윤 대통령 체포영장이 집행되는 모습을 담은 게시물에 "와, 경찰이 많네"라는 댓글을 달았다. 지난달 4일에도 그는 한국 국회가 계엄령 해제 결의안을 통과했다는 게시글을 공유하면서 "와우"라며 "이(계엄)는 충격적"이라고 했다.
한국 상황에 대해 이처럼 줄줄이 글을 남겼던 머스크는 사실 매일같이 X에 수십 개의 글을 남긴다. X 팔로워만 2억 명이 넘기 때문에 그의 글을 접하는 사람도, 반응하는 사람도 적잖다. 전 세계와 연결되는 '소통의 창구'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에서 누구보다 즐겁게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최근 들어 머스크를 겨냥해 '이처럼 세계적 영향력을 가진 유명인이 편향된 글을 X를 통해 쏟아내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인다. 머스크가 트럼프 2기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준정부 인사로 발돋움했다는 점도 이같은 지적에 힘을 싣는다.
머스크는 지난해 11월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X를 통해 트럼프를 지원하고 나섰다. 이처럼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X를 통해 전 세계에 알리는 머스크의 행동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문제가 크게 불거진 것은 머스크가 유럽 국가를 향한 조롱 및 자신의 극우 성향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나서면서다.
머스크는 지난해 11월 독일 연정이 정당 간 갈등으로 붕괴 위험을 맞은 데 대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이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다며 그를 "얼간이"라고 칭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X에 "AfD(독일을 위한 대안)는 독일의 유일한 희망"이라고 했는데, AfD는 독일 내 극우 성향을 지닌 정당이다. 올해 1월 그는 AfD 전당대회를 X에서 생중계도 했다.
지난 2일 머스크는 노동당 소속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겨냥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당일 X에 2012년 맨체스터 지역에서 파키스탄계 갱단이 벌인 미성년자 성착취 사건을 거론한 뒤 "당시 왕립검찰청 수장이 사건 수사를 제대로 안 했다"고 했다. 당시 수장직은 스타머가 맡고 있었다.
같은 날 머스크는 시리아 난민 출신 학생에 대한 여러 차례의 허위 주장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인 '영국수호리그'(EDL) 공동 설립자 토미 로빈슨을 "즉시 석방하라"는 글도 올렸는데, EDL은 반이민·반이슬람 성향의 극우 단체로 분류된다.
유럽 국가 지도자들은 머스크의 언행이 '정치 개입'이라며 부글대기 시작했다. 급기야 독일 국방부, 환경부 등은 X 계정 사용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미국에서도 지난해 12월 머스크의 '천방지축 X 행보'를 놓고 빨간불이 켜진 바 있다.
머스크는 당시 미국 연방정부 운영이 중단되는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위기를 오게 한 주요 인물로 꼽혔다. 그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예산 처리 시한을 목전에 두고 극적으로 합의한 임시 예산안에 대해 '반대한다'는 취지의 글을 이틀여의 기간에 150개가량 생산했다.
여론이 일렁이자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해당 법안에 대한 게시를 중단하라'고 머스크에게 요구하기까지 했다. 사실상 같은 편에 서 있는 이에게까지 '그만 좀 하라'는 소리가 나온 셈이다.
일련의 소란으로 인해 머스크의 X를 통한 의견 피력이 과연 옳으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즉,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하에 여론을 선동하는 머스크의 언행을 용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냐는 취지다.
더구나 머스크는 2022년 10월 X를 인수한 후 이 플랫폼이 대중의 신뢰를 얻기 위해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말한 적도 있다.
언론인 피터 포메란체프는 지난 12일 영국 가디언을 통해 머스크와 X, 그리고 SNS에 관해 조망하는 글을 싣고 "우리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머스크의 장난이 일상적인 미국을 살펴보라"며 "음모에 휩싸인 온라인 폭도들이 흔히 등장하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음모론을 연구해보니 사람들이 주체성과 공동체 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소셜미디어 음모론 커뮤니티는 그들에게 왜곡된 가짜 커뮤니티를 제공하며, 이는 궁극적으로는 주모자의 이익을 위하게 된다"고 했다.
포메란체프는 이어 "(그러나) 민주주의 사회에서 '불쾌한 머스크 미디어'를 규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우리는 (새로운 유형의 저널리즘을) 통해 경쟁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비판과 제재의 잣대가 보수 성향의 머스크에게 불리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머스크가 좌파 성향이었다면 곳곳의 목소리가 다르게 분출됐을 것이란 뜻이다.
지난 14일 헝가리 출신의 안드라스 라슬로 유럽의회 의원은 유럽 뉴스 채널인 유로뉴스에 기고한 글에서 헝가리가 2022년 선거를 앞두고 국내외의 다양한 간섭, 특히 좌파 성향의 단체 및 언론 등으로부터 개입이 있었다고 했다.
헝가리에서는 외국 자금의 선거 운동 지원이 불법이어서 여러 사안을 두고 큰 논란이 일었으나 유럽연합(EU)은 움직이지 않았다고 짚었다.
그는 "머스크가 유럽 국가들의 실패한 리더십에 대해 언급하자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외국의 간섭'을 주장하고 일부는 공식 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EU 엘리트들이 헝가리계 미국인이자 좌파 성향 억만장자인 조지 소로스와 머스크를 대하는 방식을 비교하는 것보다 더 큰 대조를 이룰 수 있는 것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면서 소로스는 수십 년 동안 유럽 정치에 대해 논평하는 등 직접적인 개입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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