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α' 추경 논의 속도…대규모 경기부양에 성장률 1%대 지킬듯
- 25-06-08
취임 당일 추경 언급한 李…기재부, 논의 본격 착수
경기부양 초점…35조 추경 효과, 성장률 0.3~0.4%p↑ 분석
이재명 대통령이 이른 시일 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을 시사한 가운데, 추경 결과에 따라 0%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 올해 경제성장률의 1%대 사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취임 당일인 지난 4일 개최한 비상경제점검TF(태스크포스)에서 추경과 관련해 논의했다.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추경을 위한 재정 여력과 경기 부양 효과에 대해 묻고 적극적 경기 부양과 리스크 관리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기재부도 본격적으로 추경 편성 작업에 돌입했다. 유병서 기재부 예산실장은 지난 5일 각 부처 기획조정실장과 회의를 개최했다. 추경 편성에 앞서 부처별 필요예산과 의견을 듣기 위해서다.
'30조+α' 추경 속도…단순계산시 성장률 0.8%→1.1% 제고
추경의 규모와 방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35조 원 규모의 추경을 언급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40조 원 이상의 '슈퍼 추경' 가능성도 언급된다.
지난 4월 정부가 편성한 13조 8000억 원 규모의 1차 추경은 산불 복구와 관세 대응, 예비비 등 시급한 분야에 초점을 맞췄고, 당시 정부는 이를 '필수 추경'이라고 지칭한 바 있다.
반면 2차 추경은 경기부양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발 관세전쟁에 따른 수출 악화와 소비·건설 부문 침체로 인한 내수부진으로 올해 성장률 전망이 0%대로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주요 기관들은 한국이 올해 1% 이하의 저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5%, 1.6%에서 0.8%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0.7%,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각각 1.0%를 전망했다.
또한 해외 투자은행(IB) 중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SG)은 0.3%로 가장 낮은 성장률을 전망했고, JP모건은 0.5%, 골드만삭스와 HSBC는 각각 0.7%를 제시했다.
실제로 주요 지표도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 줄어들며 관세전쟁 여파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소비와 건설 등 내수 지표 부진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연간 소매판매액은 2023년보다 2.2% 감소했는데, 이는 신용카드 대란이 발생했던 2003년(-3.2%) 이후 가장 큰 낙폭이었다.
지난해 건설업체의 시공 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액은 전년 대비 4.7% 감소한 바 있다.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20.7% 급감해 4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외환위기가 덮친 1998년 3분기(-24.2%)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달 기업심리지수(CBSI)와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급등하며 계엄령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등 반등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규모 추경이 내수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35조 원 규모의 추경이 투입될 경우 성장률 상승효과는 0.3~0.4%포인트(p)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은과 KDI의 전망치를 기반으로 계산하면 성장률이 1.1%~1.2%까지 높아질 수 있다.
하나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재명 정부는 35조 원 이상의 2차 추경 편성을 예고하고 있는데, 지출 목적에 따라 재정승수가 달라질 수 있지만 국내총생산(GDP)의 1%를 넘는 규모의 추경 현실화 시 성장률은 약 0.3%p 제고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소상공인·건설 등 '내수 살리기' 투입 전망…"재정 직접 투입보다는 SOC 투자를"
경기부양을 위한 추경의 투입 분야로는 소상공인·자영업자, 건설업, 수출 관련 산업 등이 꼽히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이 그간 강조했던 지역화폐의 지원금 방식 지급을 통한 소비 진작책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공약집에 포함됐던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코로나19 채무조정, 계엄령 사태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 등도 포함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재정의 직접 투입보다는 승수효과가 높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에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연구기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정부 소비·투자의 재정승수는 0.6~0.7, 이전지출의 재정승수는 0.2 내외로 추정된다. 정부가 10조 원을 SOC 투자에 투입하면 6조~7조 원의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지원금 등 현금으로 지급할 경우 2조 원 내외의 효과만 발생한다는 의미다.
김정식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내수 중에서도 건설 부문 침체가 심하기 때문에 건설 부분에 상당 부분을 투입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저소득층 거주 지역 인프라 구축에 재정을 투입하면 투자와 고용 증가 효과를 함께 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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