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로 6시간 파고, 초코우유·수액…광명 붕괴 극적구조 '13시간 사투'
- 25-04-12
'200㎏ 상판 치우고, 철근 자르고'…병원 이송 후 치료 중
"이제 다 됐어요. 압박돼 있는 거 그냥 빼면 쇼크와요. 그래서 천천히 (구조)하는 거니 정신 바짝 차리세요."
경기 광명 신안산선 공사장 붕괴 사고 매몰자 구조 작업에 투입된 이준희 소방장(경기도 119특수대응단)이 공사 잔해에 하반신이 파묻힌 채 웅크리고 있던 20대 굴착기 기사 A 씨를 안심시키며 한 말이다.
A 씨는 지난 11일 오후 3시 13분께 발생한 신안산선 지하터널 붕괴 사고로 지하 30여m 지점에 고립돼 있다가 밤샘 구조 작업을 통해 이날 오전 4시 27분께 구조됐다. 13시간만의 극적 생환이다.
구조대는 사고 발생 2시간 뒤 A 씨의 육성을 듣고 그의 생존 사실을 확인했고, 같은 날 오후 10시 16분 콘크리트와 철근, 토사 등이 뒤범벅된 잔해더미에서 A 씨를 발견했다.
소방 당국은 크레인을 동원해 200㎏가 넘는 상판을 하나씩 들어 올렸고, 어느 정도 공간이 확보되면서 지하 30m 지점 A 씨가 고립된 위치로 이준희 소방장과 조병주 소방위를 내려보냈다.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공사 현장 붕괴 사고로 고립된 20대 작업자를 구조 중인 구조대원.(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두 구조대원은 삽과 호미를 들고 조금씩 땅을 파내면서, 전선과 철근 등을 자르는 작업을 쉼 없이 이어갔다. 두 소방관은 6시간에 걸친 작업 끝에 구조대상자인 A 씨를 직접 마주했다.
A 씨는 당시 쪼그린 자세였고, 하반신은 잔해더미에 파묻혀 옴짝달싹조차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구조대원은 오랜 시간 수분 섭취 없이 몸이 눌려있었던 A 씨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담요를 챙겨주며 수액을 놓았고, 초코우유에 빨대를 꽂아 마시게도 했다.
고통과 두려움으로 13시간을 견뎌낸 A 씨는 12일 오전 4시 27분 구조대원과 함께 다시 지상으로 올라왔다. A 씨는 대원들에게 연신 감사의 인사를 했다. 그는 현재 수원 아주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전날 오후 3시 13분께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신안산선 제5-2공구 지하터널 공사 현장이 상부 도로와 함께 붕괴했다. 이 사고로 하청 업체 굴착기 기사 A 씨(20대)와 포스코이앤씨 소속 근로자 B 씨(50대)가 고립·실종됐다.
A 씨는 13시간 만에 극적으로 생환했지만, B 씨는 현재까지 소재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B 씨 구조를 위해 밤색 수색 작업을 벌인 소방 당국은 이날 오후 8시 5분 기상악화로 인해 수색을 일시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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