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된 장제원, 남겨진 피해자…박원순 사례보니
- 25-04-03
경찰, 성폭력 고소 사건 종결 처리 아직…"변사 사건 경과 봐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인권위 조사로 드러나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성폭력 고소 사건 처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남아 있는 증거와 피해자 진술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혀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까지 장 전 의원의 성폭력 고소 사건의 종결 처분이 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변사 사건의 경과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장 전 의원은 서울 강동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 발견된 장 전 의원의 유서에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등 지인을 향한 말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고소인과 관련된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월 장 전 의원이 2015년 부산 모 대학 부총장이었을 당시 비서였던 A 씨는 준강간치상 혐의로 장 전 의원을 경찰에 고소했다.
장 전 의원의 사망 전날(지난달 31일) A 씨 측은 호텔에서 촬영된 동영상을 언론에 공개했다. A 씨 측에 따르면 이 영상에는 장 전 의원의 소유로 추정되는 휴대전화와 장 전 의원이 A 씨 이름을 부르며 물을 가져다 달라며 심부름을 시키는 상황, A 씨가 훌쩍이는 목소리로 장 전 의원에게 응대하는 상황 등이 담겼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장 전 의원을 소환 조사하는 등 수사를 이어왔다. 하지만 피의자가 사망하면 '공소권 없음'으로 형사 처벌이 불가능해 수사기관도 불기소 처분을 내릴 수밖에 없다. 수사의 목적이 공소권 유지이기 때문이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당시 어땠나…재판·인권위 조사로 진실 규명
지난 2020년 경찰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혐의를 수사했지만,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수사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면서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 수사를 통해 박 전 시장의 사망 전 정황 등 성추행 혐의와 관련된 구체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박 전 시장 성추행 혐의의 실체적 진실은 별개 사건의 재판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직권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서울시 비서실 직원 정 모 씨가 같은 피해자를 성폭행한 사건 1심 재판에서 재판부는 "피해자가 박 전 시장 성추행으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은 것이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인권위는 6개월간 서울시 직원 등 참고인 51명을 조사한 끝에 "박 시장이 업무와 관련해 피해자에게 행한 성적 언동은 인권위법에 따른 성희롱"이라고 결론 내렸다.
제2, 제3의 폭로 위축 우려…"성폭력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있어야"
피의자 사망으로 인한 성폭력 사건 수사 중단은 제2의 폭로를 위축시킬 수 있다. 허민숙 국회 입법조사관은 "(피의자 사망으로) 피해자가 위축되고 폭로하지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허 조사관은 "피해자가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다면 유가족을 상대로 한 민사소송도 어려울 수 있고 성폭력 피해자 지원 제도 대상자 중에서도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며 "피의자가 사망한 경우에도 남아 있는 증거로 수사를 마무리하는 입법 개정을 염두에 둬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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