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장·검사' 뒤로 미뤄진 尹선고…헌재, 막판 숨고르기
- 25-03-11
13일 최재해 원장 등 4건 선고…尹 선고는 내주 가능성
'절차적 흠결' 의식했나…결정문 내용에도 관심
헌법재판소가 오는 13일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 심판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헌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건을 최우선으로 선고할 것이라고 본 세간의 예상과는 다른 선택이다.
헌재가 그간 이틀 연달아 선고를 진행한 적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윤 대통령의 사건의 선고는 내주 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약 두 달에 걸쳐 2번의 변론준비기일과 11번의 변론기일을 진행하며 '속도전'을 벌여 온 헌재가 마지막 결론을 앞두고 '신중 모드'에 들어간 모습이다.
헌재는 오는 13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최 원장에 대한 탄핵 사건 선고 기일을 연다고 11일 밝혔다. 같은 날 이 검사장과 조상원 4차장, 최재훈 반부패2부장에 대한 탄핵 심판의 결론도 내린다.
당초 법조계 안팎에서는 지난달 25일 변론이 종결된 후 2주째를 맞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해 오는 14일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2차례의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변론종결 후 2주째 금요일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헌재가 최 원장 등의 선고 일정을 공지하면서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 일정은 다음 주로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헌재가 통상 선고기일을 연속으로 진행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헌재 관계자는 "2006년 이후 헌재가 이틀 연속 선고기일을 지정한 경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13일에 선고되는 탄핵 사건의 수가 4건인 만큼 결정문을 준비하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 바로 윤 대통령 탄핵 사건의 선고를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할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관측이다.
내주엔 헌재가 통상 재판을 개최해 온 화요일과 목요일인 18일이나 20일, 금요일인 21일 정도가 선고 가능한 날로 꼽힌다. 일각에선 18일은 박성제 법무장관 변론기일이 잡혀 있어 주 후반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과거 박근혜·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선고기일 2~3일 전에 공지된 점을 감안하면 오는 12일에 선고날짜를 통보한 후 14일에 선고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헌재가 최 원장 등의 선고 일정을 이틀 전인 이날 발표한 것은 '2일 전 공지'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각에선 그 어느 때보다 현재의 탄핵 찬반 시위가 폭력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헌재가 보안 상의 이유로 오는 13일에 통지 후 이튿날 선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 최근 5년간 헌재가 선고 하루 전 통지한 사례가 5~6건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헌재가 최 원장 등에 대한 선고 기일을 지정하면서 그동안 변론이 종결된 사건을 먼저 정리하는 모양새다.
이들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은 작년 12월 5일 동시에 헌재에 접수됐다. 최 원장 사건은 지난 달 12일 한 차례만으로 변론이 종결됐고, 검사 3인 사건의 경우엔 2차례 변론을 열어 사건을 심리하고 지난달 24일 변론을 마무리했다.
다만 헌재는 지난달 19일 변론이 종결된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 사건은 선고기일을 지정하지 않았다. 한 총리 탄핵소추안은 윤 대통령(12월14일)보다 늦은 지난해 12월27일 헌재에 접수됐다.
일각에서는 한 총리 탄핵 사건의 쟁점이 윤 대통령 사건과도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두 사건을 묶어서 선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총리 탄핵 심판 선고를 먼저 할 경우 윤 대통령 사건 선고 전망과 연관 지어 불필요한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헌재가 윤 대통령에 대한 선고를 내주 이후로 미루며 '막판 숨 고르기'에 나선다면, 이는 사건에 대해 검토를 더 철저히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헌재가 의견을 통일해 만장일치로 결론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헌재의 의견이 갈릴 경우 탄핵 찬성과 반대 측의 갈등이 더 심화할 수 있어서다.
세부적인 내용에 대한 판단이 갈리는 부분은 소수 의견이 아닌 별개 의견으로 제시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또 헌재가 윤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을 염두에 뒀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앞서 법원은 윤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구속기간 만료 산정 방식이 잘못됐다는 것과 함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과정의 적법성 등에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탄핵 심판의 경우 공수처의 수사 기록이 증거로 채택되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법조계의 시각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 측이 심판 초기부터 헌재의 증거 채택 등에 반발하며 '졸속 심리'를 한다고 비판해 온 점과, 최근 초대 헌법재판연구원장을 지낸 허영 경희대 로스쿨 석좌교수가 헌재 심리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서를 제출한 점 등을 고려하면 헌재가 절차적 흠결 논란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법원이 '재심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수사 과정을 지적하자 헌재가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헌재가 심판 과정에서 제기된 이같은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결정문에 판단 근거를 상세하게 담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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