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안 받는다" 했는데도…법원, 황의조 '기습공탁' 인정했다
- 25-02-23
불법촬영 혐의 황의조, 1심 판결 20일 앞두고 2억 공탁
피해자 "수령 의사 없어, 유리하게 참작하지 마라" 요청
불법 촬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축구선수 황의조(33)에게 유죄를 선고한 1심 법원이 황 씨의 '기습공탁'을 유리한 양형 사유로 참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측이 재판 과정에서 공탁금을 수령할 의사가 없다며 양형에 유리하게 반영돼선 안 된다고 반발했으나,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이용제 판사는 지난 14일 황의조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200시간의 사회봉사 및 4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수강도 명령했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양형 이유를 밝히면서 '피고인이 공소제기 이후 피해자를 위하여 상당한 금액을 공탁했다'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황의조는 상대방 여성 2명의 동의 없이 여러 차례에 걸쳐 영상을 촬영하거나 영상통화를 녹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혐의를 계속 부인하던 황의조는 첫 재판에서 돌연 혐의를 인정했고, 1심 선고를 20일 지난해 11월 28일 2억 원을 형사 공탁했다.
피해자 측이 재판 과정에서 합의 의사가 전혀 없고, 만약 황의조가 공탁한다고 하더라도 공탁금 수령 의사가 없다고 거듭 밝혀왔는데도 불구하고 공탁을 진행한 것이다. 이에 황의조가 선고 직전 일방적으로 거액의 공탁금을 맡긴 것이 선처를 노린 '기습공탁'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황의조의 변호인은 지난해 12월 열린 재판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이 공탁밖에 없어서 불가피하게 한 것"이라며 "기습공탁을 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피해자가 2억 원의 공탁금 수령 및 합의 의사가 없다고 명확히 밝혔다"며 "공탁을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참작하지 말아달라"고 밝힌 바 있다.
형사공탁은 형사사건 피고인이 피해자의 인적 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 합의금 등을 수령해갈 수 있도록 법원에 맡기는 제도로 피해 회복 차원에서 도입됐다.
하지만 선고 직전 일방적으로 이뤄진 공탁으로 선고 기일이 연기되거나, 오히려 피고인 양형에 유리한 사유로 반영되는 등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한편 1심 판결에 대해 검찰과 황의조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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