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추징금 867억 환수 막히나…5·18, 친일재산환수 비교해보니
- 25-02-10
법원, 전두환 연희동 자택 명의 변경 소송 각하…"사망으로 추징금 채권 소멸"
남은 추징금 환수하려면 소급 입법 필요…현실 가능성 의문
검찰이 전직 대통령 전두환 씨의 미납 추징금 환수를 위해 부인 이순자 씨 등을 상대로 추진한 연희동 자택에 대한 소유권 이전 시도가 무산됐다. 소송을 낸 지 3년 4개월 만이다.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된다면 전 씨의 남은 미납 추징금 867억 원은 환수할 수 없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판사 김진영)는 지난 7일 대한민국이 이 씨, 장남 전재국 씨, 전두환 씨의 옛 비서관 이택수 씨 등 11명을 상대로 제기한 소유권 이전 등기 소송을 각하했다.
추징 집행 위해 소유권 이전 시도...'각하' 판결에 불발
앞서 지난 2021년 10월 12일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는 "연희동 본채는 전 씨의 차명재산이므로 이를 실소유자였던 전 씨 앞으로 돌려놔야 한다"며 서부지법에 소송을 냈다.
이 소송은 이순자 씨 명의로 된 연희동 자택 본채와 이택수 씨 명의로 된 정원의 소유권을 전 씨 앞으로 명의를 이전한 뒤 추징하기 위해 제기됐다. 앞서 대법원이 해당 재산이 차명재산에 해당한다면 명의를 회복한 후 추징 판결을 집행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했기 때문이다.
다만 전 씨가 소송 제기 한 달 만에 사망하면서 사망자 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해 추징금을 집행할 수 있느냐가 쟁점이 됐다. 현행법상 몰수·추징 집행은 재판받은 당사자를 대상으로 하고, 재판 확정 후 사망한 후에만 상속재산에 대해 집행할 수 있다.
법원은 "추징은 일정한 경우 상속 재산에 대해서 집행을 주장할 수 있지만 해당 사건에 대해서는 요건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상속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전두환 사망에 따라 이 사건 판결에 따른 추징금 채권은 소멸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유일한 방법은 '소급 입법'…과거 사례 비교해 보니
내란죄 등 혐의로 기소된 전 씨는 1997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되면서 2205억 원의 추징 명령을 받았다. 전 씨는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후 추징금을 대부분 납부하지 않았다.
당국은 환수 작업을 벌여왔지만 전 씨가 사망하면서 남은 추징금 환수는 중단됐다. 지난해 1월 전씨 일가의 경기 오산시 땅 매각 대금이 법적 다툼 끝에 국고로 환수된 것이 마지막이다.
1심의 소유권 이전 각하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소급입법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전 씨의 미납 추징금은 완전히 소멸한다. 다만 헌법 13조에 따라 소급입법은 원칙적으로 금지되기 때문에 현실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이미 완성된 사실에 새로운 법률을 적용한 '진정소급입법'이 완전히 불가한 것은 아니다. 헌법재판소는 공소시효 정지를 규정한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은 소급입법이므로 위헌이라는 주장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아울러 재산을 몰수한다는 점에서 전 씨의 추징금 환수와 비슷한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 귀속에 관한 특별법 역시 헌재가 "역사상 과거사 청산에 관한 다수 입법에서 소급입법의 형식을 취하는 것이 용인돼 왔다"며 합헌으로 판결했다.
한편 전 씨의 추징금 몰수와 관련해 윤종오 진보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헌정질서 파괴범죄의 공소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중이다. 이 법안은 사망 또는 공소시효 만료를 이유로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경우에도 몰수 또는 추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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