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명 증원 갈등 1년…후퇴만 한 정부, 또 휴학하는 의대생
- 25-02-06
증원규모 감축. 휴학 승인 등 유인책에도 복귀 없어
올해도 휴학 현실화…교육부 "이달 대책 낸다"
6일 정부가 의대생 2000명 증원을 발표한 지 1년이 지났다.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발해 의대생들은 집단으로 휴학계를 제출했고, 2024년 의대 강의실엔 정적만이 남았다.
정부가 기존 정책을 수정하며 학생들의 복귀를 호소했으나 갈등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2025학년도 1학기를 한 달 앞둔 지금도 의대생 복귀는 오리무중이다.
2000명 증원, 그리고 휴학계 '도미노'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해 2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대 입학정원을 기존 3058명에서 2000명이 늘어난 5058명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의료 취약 지구에서 활동하는 의사 인력을 확보하고, 급속한 고령화에 대비하려면 2035년 기준 1만여 명의 의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었다.
이에 반발한 의대생들의 휴학 릴레이가 시작됐다. 지난해 2월 전국 40개 의대 중 7곳에서 1133명 학생이 휴학계를 제출했다. 그로부터 2달 후인 4월엔 전체 의대생의 56.5%인 1만 626명이 휴학을 신청했다. 이 같은 수치도 요건을 갖춘 휴학계만 집계한 것이라 실제로 휴학한 학생은 더 많았다.
휴강을 연장하면서 의대생의 복귀를 호소하던 대학은 4월부터 개강에 나섰다. 학기당 15주 이상의 수업이 필요한데, 5월을 넘어가면 방학을 활용해도 수업 시간을 채우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의실에 복귀하는 학생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단적으로 국립대의 경우, 의대생의 97%가 1학기 전공과목을 이수하지 않았다.
증원 1509명 → 조건 없는 휴학 → 2026학년도 정원 원점
잇따른 휴학계 제출로 교육부는 의대생 복귀를 위해 의대 정원 분의 50~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2025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게 해달라는 일부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의대 정원은 2000명에서 1509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의대생 복귀는 미미했고, '집단 유급' 가능성이 대두됐다. 교육부는 '의과대학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2024학년도에 한해 유급 판단 시기·대상·기준을 달리 적용할 수 있는 특례 조치를 적용하겠다고 했다.
후퇴를 거듭하면서도 교육부는 의대생들의 '동맹 휴학'은 휴학 사유가 될 수 없다며 대학의 휴학 승인 불가 입장을 견지했다. 하지만 2학기 등록금 납부 인원이 3.4%에 그치는 등 저조한 복귀율이 이어지자 교육부는 지난해 10월 2025학년도 1학기 복귀를 전제로 한 '조건부 휴학'을 승인했다.
하지만 서울대 의대가 기습적으로 휴학을 승인하고, 국립대 총장들이 대학의 자율 휴학 승인을 건의하면서 교육부는 조건 없는 휴학 승인을 허용했다.
올해 들어선 2026학년도 의과대학 정원을 '제로 베이스'에서 유연하게 협의할 수 있다며 한발 더 물러섰다.
개강까지 1개월 남았지만…복귀는 없다
정부의 잇단 후퇴에도 전국 40개 의대 학생회 단체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지난달 "2025학년도 투쟁을 휴학계 제출로 진행한다"고 알렸다.
이미 연이은 휴학이 현실화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달 9일 기준 전국 39개 의대 (예과 2년·본과 4년) 휴학생은 전체 재적생 1만 9373명의 95%에 해당하는 1만 8343명이다.
또 의대협에 따르면 건국대는 휴학 가능한 인원 247명 전원이 휴학 의사를 밝혔다. 전북대는 835명 중 817명(98%), 순천향대는 응답자 572명 중 555명(97%), 한양대 의대는 650명 중 622명(95.8%)이 휴학하겠다고 응답했다.
'의료 인력수급 추계위원회'(추계위)를 통해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숫자를 도출하라는 것이 의대협의 주장이다. 의대협 관계자는 "사회적 합의나 단발적 연구로 정원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 전문가들이 대다수로 구성된 수급 추계위에서 과학적으로 계산된 정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달 안으로 복귀·교육 방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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