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청와대 '세월호 문건' 비공개 적법 여부 법원이 판단 가능"
- 25-01-09
2심 "비공개 적법"→파기환송…세월호 문건 공개 가능성 열려
"보호기간 설정행위, 법이 정한 절차·요건 준수해야만 적법"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에서 생성된 기록물을 최장 30년 동안 봉인한 결정의 적법 여부도 법원의 판단 대상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에 따라 세월호 관련 문서들이 공개될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9일 오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송기호 변호사가 대통령기록관을 상대로 낸 정보 비공개 처분 취소 청구 소송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16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청와대 비서실과 경호실 기록물 수만 건을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은 국가안전보장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기록물인 경우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해 최장 15년, 사생활 관련 문건은 최장 30년 동안 공개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다.
송 변호사는 2014년 4월 16일 청와대에서 작성된 구조활동 관련 문서의 제목과 작성 시간, 작성자 등 국가기록원이 보관·관리하고 있는 정보의 공개를 요청했는데, 국가기록원이 이를 비공개 처분하고 이의 신청도 기각하자 소송을 냈다.
1심은 대통령기록관의 비공개 처분은 위법하다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지만, 2심은 위법하지 않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정보는 보호기간을 정해 국가기록원에 이관된 대통령지정기록물임을 전제로 하고,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자료는 없다"며 "대통령기록물법에 따라 공개 청구를 거부한 처분에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일반적인 관리업무 권한만 있는 대통령기록관에 지정 행위의 유·무효 또는 적법 여부를 판단해 이 사건 정보의 공개 여부를 결정할 것을 요구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법원의 판단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다.
그러나 대법원은 "보호기간 설정행위의 효력 유무에 대한 사법심사가 대통령기록물법에 의해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했다.
대법원은 "법원으로서는 원칙적으로 (보호기간 설정행위) 결정을 최대한 존중함으로써 행위의 효력이 사후에 함부로 부정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대통령의 보호기간 설정행위는 대통령기록물법에서 정한 절차와 요건을 준수해야만 비로소 적법하게 효력을 가진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법원이 △다툼의 대상이 되는 정보의 유형 △해당 정보를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보아 보호기간을 정한 절차와 실질적인 이유 △공개하지 않는 사유 △동종의 정보에 대해 보호기간을 정한 사례의 유무 등을 따져 적법하게 보호기간이 정해졌는지를 증명하도록 해야 한다고 봤다.
이때 행정청의 증명이 충분하지 않아 적법성을 의심할 만하다면 재판부가 공개 청구 정보를 비공개로 열람·심사할 수 있으며, 행정청이 대통령기록물법을 근거로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고도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통령에게 높은 수준의 재량이 인정되는 행위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국회가 제정한 법률에 근거하여 이루어지는 행위인 이상 사법심사의 대상에서 제외될 수 없다는 헌법상 권력분립의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의 재판청구권 보장을 위해 대통령기록물법 17조 4항의 적용 범위를 제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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