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예산 감액안' 예결위 강행 처리…'정부·여당' 압박용 카드
- 24-11-30
총수입 651.8조원 중 0.3조원·총지출 677.4조원 중 4.1조 감액
與 퇴장하며 반발 "이재명 분풀이"…기재부 "국가 기본 마비"
더불어민주당이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감액 예산안'을 강행 처리했다. 사상 유례가 없는 초강수를 둔 배경에는 정부·여당에 대한 압박용 카드라는 분석이 중론이다. 특히 이재명표 예산으로 불리는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를 비롯한 예산 증액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국회 예결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내년도 예산 감액안을 야당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통과된 예산 감액안은 총수입 651조 8000억 원 중 3000억 원, 총지출 677조 4000억원 중 4조 1000억 원이다.
삭감된 예산안은 세부적으로 △예비비 2조 4000억 원 △국고채 이자 상황 509억 원△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의 특수활동비 82억 5100만 원 △검찰 특정업무경비 506억9100만 원 △검찰 특활비 80억 900만 원 △감사원 특경비 45억 원 △감사원 특활비 15억 원 △용산공원 예산 352억 원) 등이다.
국회는 예산안 증액에 대해선 정부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감액은 정부 동의 없이 할 수 있다. 이에 민주당은 2조 원 지역사랑상품권 예산 증액을 포기하면서 정부·여당이 예민한 대통령실 특수활동비 등을 감액하며 예산안을 강행 처리했다.
감액 예산안은 국회 본회의 상정이 가능하지만 정치권에선 여야가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예산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는 데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지역구 예산을 증액해야 하는 야당 의원들 역시 민감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요구하는 대표적인 증액 사업으로는 이재명 대표를 대표하는 정책인 지역화폐 사업이다. 야당은 지역화폐 관련 예산을 2조원 늘리려 했지만, 정부·여당은 줄곧 반대했다.
이에 여야가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만일 여야가 합의하지 못하면 이재명표 예산뿐만 아니라 지역구의 각종 현안과 관련 예산 '증액'을 포기해야 한다.
정부·여당은 이날 민주당의 일방적인 예산 처리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례적으로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감액안이 통과된 이후 정부 측 입장을 물었지만 침묵으로 유감과 항의의 뜻을 표현했다.
기획재정부는 예결위 산회 직후 공식 입장문을 내고 "국가의 기본적 기능을 마비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은 민주당의 강행 처리에 반발, 감액안이 통과되기 전에 회의장을 떠났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이 자리에 있는 예결위원을 허수로 만들었다"며 "이재명 대표의 분풀이를 위해 일방적인 특경비, 특활비 삭감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우리 당을 저주하던데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며 "국민들이 하루하루 힘들게 낸 세금인 만큼 이 모습을 보면서 잘했다고 할 이고 잘못된 관행은 끊어내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 박정 예결위원장은 "14년 국회 선진화법 이후 최초로 법정기한 내에 예결위에서 예산 처리하는 역사적 이정표"라며 "오늘 의결 과정에서 여당 함께 못한 점에 대해선 위원장으로서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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