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이명박은 10%대 지지율 어떻게 극복했나
- 24-11-10
노무현 FTA 타결,·MB는 독도방문으로 지지율 반등 성공
박근혜, 최순실 사과 후 17%→ 5%→4%로 나락
임기 반환점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평가가 17%로, 2주 연속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첫 대국민 사과에도 지지율은 19%에서 2%포인트(p) 더 하락했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임기 중반 이전에 10%대 지지율을 기록한 대통령은 노태우 정부(임기 3년차 2분기, 18%) 이후 처음이다.
한국갤럽이 8일 공개한 조사에 따르면,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평가는 17%로 집계됐다. 이는 갤럽 조사 기준 취임 후 최저치다. 부정평가는 74%로 취임 이후 최고치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김건희 여사 문제가 1위(19%)로 꼽혔다. 김 여사 문제는 경제·민생 문제와 함께 4주 연속 부정 평가 원인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정책 면에서도 공직자 인사·경제·대북·외교·부동산·교육·복지 등 7개 분야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공직자 인사'에서 부정평가가 72%로 가장 두드러졌다. 긍정은 10%에 불과했다. '경제' 분야에서도 부정이 71%, 긍정은 15%였다.
최근 김 여사 문제가 부각됐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관련 여론조작·공천개입·창원산단 의혹 등 정치 스캔들이 잇달아 터지면서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자 대통령실은 민심 이반에 대한 문제 인식을 공유하고, 쇄신책을 준비 중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변화를 통해서 국민 신뢰와 신임을 얻도록 치열하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라며 "국민 여러분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국정브리핑을 시작하겠다"며 자리에서 일어서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 윤 대통령이 고개 숙여 사과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2시간 20분 동안 윤 대통령은 12차례에 걸쳐 "죄송하다" "제 잘못이다"라며 거듭 몸을 낮췄다.
다만 여론은 엇갈리고 있다. 윤 대통령의 사과는 평가할 만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사과하는지 밝히지 않았고, 기자회견은 해명에 집중했다. 김 여사의 국정 개입 논란은 "침소봉대하고 악마화한 것"이라고 했고, 특검은 "정치 선동"이라고 했다. 명 씨 의혹에는 "부적절한 일을 한 것도 없고 또 감출 것도 없다"고 밝혔다.
과거 김영삼,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 중 지지율 10%대를 경험했다. 이 중 노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은 일시적인 지지율 하락을 경험했지만, 정책적 성과와 대국민 사과 등을 통해 지지율 회복에 성공했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은 실패 사례로 남았다.
노 전 대통령은 분기별 평균 지지율이 집권 4년 차인 2006년 3분기 16%로 떨어진 뒤 4분기 12%까지 추락했다가, 2007년 2분기에 24%로 다시 회복하며 임기 말 27%까지 올랐다. 대국민 특별담화를 열어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을 제안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타결한 것 등이 지지율 상승의 모멘텀이 됐다.
이 전 대통령은 집권 5년 차인 2012년 7월 3주차 조사에서 지지율이 18%로 나타났고 8월 1주차 17%까지 내려갔다.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구속되자 대국민 사과를 했고,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독도를 방문하며 8월 5주차 지지율이 28%까지 상승했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은 2016년 10월 4주차 조사에서 17%를 기록했다.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 씨 비선 실세 의혹에 대국민 사과를 한 시기다. 그럼에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계속해서 수면 위로 드러나며 지지율은 1주일 만에 5%로 급락했고, 11월 4주차 4%로 떨어진 뒤 탄핵 소추를 당했다.
윤 대통령이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 사례를 참고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반면 교사 삼는다면, '구체적으로 속도감 있는' 쇄신책을 통해 지지율 하락세를 멈추고 완만하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김건희 라인'으로 분류되는 강훈 전 대통령실 정책홍보비서관이 한국관광공사 사장 지원을 자진 철회했고, 김 여사가 다음 순방에 동행하지 않기로 했으며, 김 여사 활동을 보좌할 제2부속실을 출범시키는 등의 조치가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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