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70만 원, 백기 든 청년들…"왕복 3시간 본가로 돌아가요"
- 24-10-20
높은 주거비에 어쩔 수 없이 '통근' 선택…청년들 한숨
청년 주거 정책, 공급 부족해…"종합적인 대책 필요"
"왕복 3시간이 걸려도 방법이 없네요"
지난달 서울에 직장을 구한 20대 류 모 씨는 취업과 동시에 인천 본가로 들어가 생활하고 있다. 류 씨는 "70만 원 넘는 월세에 생활비까지 내면 주머니에 남는 게 없다"며 "왕복 3시간 출퇴근을 감수하더라도 본가에서 사는 게 훨씬 낫다"고 전했다.
전세사기·대출 금리 인상으로 인해 대학생들이 전세를 기피하고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지만 대학생들의 주거비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 사진은 20일 서울의 한 대학가 알림판에 게시된 원룸 및 하숙 공고. 2024.8.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19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지역 연립·다세대 원룸(전용면적 33㎡ 이하)의 보증금 1000만 원 기준 평균 월세는 71만 원, 평균 전세 보증금은 2억 1312만 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70만 원가량 정도 되는 주거비는 청년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수원에서 서울 중구로 출퇴근하는 김 모 씨(26·여)는 "1년 전에 월세가 부담돼 자취방을 빼고 본가로 들어왔다"며 "서울 외곽에 월세방을 구하려고 해도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50만 원은 줘야 한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일산에 거주하는 정 모 씨(27·남) 또한 "월세나 생활비를 고려했을 때 왕복 2시간 출퇴근길 정도는 참고 견뎌야 한다"며 "얼마 안 되는 월급에서 월세에 생활비까지 나간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본가가 서울에 있는 것 자체가 '축복'이라는 이야기가 사람들 사이에서 흘러나온다. 청년들은 "양질의 일자리가 서울에만 집중돼 있어 서울살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노원구에 살고 있는 20대 박 모 씨는 "옛날에는 자취하는 친구들이 부러웠는데, 취업하고 나선 오히려 서울에 본가가 있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이 본가인 20대 직장인 이 모 씨는 "가끔은 서울이 본가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좋은 일자리가 서울에 밖엔 없어서 나 같은 사람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전했다.
30일 오후 서울 동작구 양녕 청년 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동작구의 출자 기관인 '대한민국동작주식회사'의 수익금을 활용한 제1호 공헌 사업으로 마련된 양년 청년 주택은 월 임대료가 1만원으로 구에서 직접 건립, 운영하는 주택이다. (공동취재) 2024.4.3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정부와 서울시는 1인 가구 청년층의 주거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청년주택 정책을 펼치고 있다.
서울시는 청년안심주택을 통해 저렴한 임대료로 공공임대주택과 민간임대주택을 운영하고 있다. LH도 청년 매입임대주택 사업을 통해 시세의 40~50% 수준의 임대 조건으로 청년들에게 주택을 공급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주거비용을 줄이기 위해선 더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해당 사업들이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주는 건 사실이지만 공급량은 수요에 비하면 부족한 수준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높은 주거비를 감당하면서 청년들이 서울에 머무르는 건 결국 수도권 쏠림 현상에서 비롯된다"며 "단순한 주거 문제로의 접근이 아닌 거시적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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