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은 폭염 지옥, 문밖 나서기 두렵다…커피도 배달로 해결
- 24-08-18
입추 이어 '처서 매직'도 없다…소나기 내려도 폭염 앞 무용지물
"5분만 밖에 있어도 목덜미까지 흥건…현기증에 두통까지"
"집 앞에 카페 나가기 무서워서 커피도 배달시켰어요."
서울에 거주하는 취업준비생 윤수원 씨(26)는 "집에서 에어컨을 안 틀고 있으면 5분만 지나도 땀이 난다"며 "어쩔 수 없이 생필품을 사러 나갈 때를 제외하면 집 밖에 나갈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씨는 "집 안에서 요리할 힘도 없어 한 주에 3번은 꼭 배달시켜 먹는 것 같다"고 했다.
18일 늦은 오후.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이었지만 밤낮을 가리지 않는 폭염 탓에 시민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더위와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절기상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처서(處暑, 22일)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무더위는 물러설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주중에 비 소식이 있지만 33도를 웃도는 더위를 식히지는 못할 전망이다. 처서가 지나고 나면 '마법처럼' 시원해진다는 '처서 매직'을 기대하기도 힘든 셈이다. 강수 원인인 열대저기압부가 열기를 동반하기 때문에 폭염이 한층 강해질 뿐만 아니라, 비가 멈추면 다시 후텁지근한 더위가 이어질 거란 분석이다.
올해 유독 길고 버거운 여름이 계속되면서 시민들도 기진맥진하고 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최소라 씨(26)는 "며칠 전 야외 졸업 사진을 찍는데 10분도 안 돼 학위복이 땀으로 다 젖어 흥건해졌다"며 "요즘에는 더위 먹었는지 밖에 나갔다 오면 현기증이 나고 매일 두통을 달고 산다"고 호소했다.
최 씨는 "며칠 전에 더위를 식히러 냉라면을 먹으러 갔는데 너무 잘 팔려서 오이 고명이 빠진 채 나오기도 했다"고 헛웃음을 지었다.
대학생 김민지 씨(23)는 더워도 너무 더운 날씨 탓에 약속을 줄줄이 취소했다. 김 씨는 "5분만 서 있어도 목덜미와 이마, 가슴 등 모두 땀으로 흥건하게 젖어 손수건을 필수로 들고 다닌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가 커피 매장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는데 날씨가 너무 덥다 보니 가게에도 손님이 매일 같이 미어터진다"고 덧붙였다.
주로 실내에 머무는 직장인들조차 폭염 탓에 울상을 짓고 있다. 광화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A 씨(49)는 "일이 바빠 일요일에도 출근했는데 회사 건물 흡연장이 폐쇄돼 있었다"며 "100m 정도 더 걸어야 하는데 폭염 때문에 1㎞처럼 느껴졌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열대야도 새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서울과 부산에서는 기상관측이래 '최장기간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28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는데, 더위가 누그러질 기세를 보이지 않으면 연일 최장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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