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안 본지 오래인데 '서울자가 김 부장'에 빠지다[토요리뷰]
- 24-08-04
호기심에 1화 열었다 그 자리서 정주행…매주 월 연재
직장인 공감, 이 시대 '꼰대' 아버지 이야기
"요즘 웹툰 뭐 보세요?"
"웹툰 안 본 지 오래됐어요. 마지막으로 챙겨본 게 '신과 함께'였으니 말 다했죠. 30대 후반 직장인 남성이 볼만한 게 있을까요."
"그럼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를 추천합니다. 제목 그대로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이 몰락하는 내용인데 재밌게 보실 겁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와 만나 나눈 대화다. 며칠 후 호기심이 발동해 1화를 열었고 그 자리에서 29화까지 달렸다. 한동안 웹툰과 담을 쌓고 살았는데 지금은 다음 회차가 올라오길 목 빠지게 기다리게 됐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는 현재 매주 월요일에 연재 중인 작품이다.
원작자 송희구 작가는 10여 년간 대기업을 다닌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라는 웹소설을 2021년 3월부터 자신의 블로그에 연재했다가 지금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수백만 명이 웹소설을 봤다고 한다. 이후 발간한 책 시리즈(3부작)도 누적 판매 약 30만 부를 기록했다.
웹툰에서 김 부장은 보고서의 장인으로 불리며 한 번의 진급 누락 없이 대기업 부장 자리에 올랐다.
그랜저 신형과 태그호이어 시계, 루이뷔통 가방을 애용한다. 입사 동기들이 한직으로 밀려나는 걸 보면서도 김 부장은 '상무·전무 골프 회동을 도맡고 있는 내가 아니면 누가 임원을 달겠냐'며 자신만만하다.
연봉 1억 원, 월 실수령 650만 원. 천사의 날개를 단 동갑내기 아내와 서울 자가에 살고 있고 대학생 아들도 두고 있다. 외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다.
최후의 승자는 자신일 거라고 믿어 의심하지 않았던 김 부장이었는데 한순간에 예고 없이 지방 공장 안전담당자로 발령 난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갈무리
상무가 '리더 역할은 보고서를 만드는 사람이 아닌 팀원들을 이끄는 거다. 자신이 돋보이기보다 구성원들을 돋보이게 만드는 사람이어야 한다. 우월함에 심취한 사람은 결국 스스로를 고립시킬 뿐이야'라는 조언을 건네며 김 부장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지만, 김 부장은 억울함만 든다. 모두 자신을 질투하고 있다고 의심한다. 그는 끝내 깨닫지 못한 채 희망퇴직 대상자에 오른다.
김 부장은 퇴직 후 건물주로 먹고살겠다는 욕심에 부동산업자 꼬임에 넘어간다. 퇴직금 4억 원에 대출 3억 원을 더해 가망 없는 상가를 7억 원을 들여 덜컥 사들인다.
주변 사람을 업신여기고 살던 그가 사기를 당해 몰락하는 얘기지만, 김 부장의 아내와 아들, 친구만큼은 비현실적일 만큼 모두 멋지고 좋은 사람들이다. 한 독자가 김 부장의 아내 태도에 "이것이야말로 결혼 장려 플러팅"이라고 댓글을 달아 피식하게 했다.
독자들은 처음엔 김 부장의 허세와 고압적인 태도에 혀를 차다 사기를 당할 땐 안타까워(통쾌해)했고 29화·30화쯤 이르자 모두 다 같은 마음으로 다시 태어난 김 부장을 응원하고 있다.
한 독자는 "드라마로 잘 만들면 이 시대 아버지들에게 위안을 주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추천을 이어받아 모든 직장인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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