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부양만도 벅찬데 아이 어떻게"…결혼·출산 주저하는 3040
- 24-05-09
"차라리 혼자 사는 게 나아…자녀 안 낳거나 하나만"
5060 '더블케어' 보고 자란 세대…"노후·돌봄 공적영역서 풀어야"
#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다 최근 프리랜서로 전직한 최 모 씨(40·남)는 결혼한 지 4년이 넘었지만 '딩크족'(자녀 없이 사는 부부) 생각엔 변함이 없다. 둘이 살기에도 빠듯한 형편에 생활비가 넉넉하지 않은 어머니의 월세도 부담하고 있어 자녀는 언감생심이다.
고물가와 경기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은퇴한 부모의 노후 부담이 3040세대까지 내려오면서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한 달에 100만 원이 넘는 부모님의 집 대출이자를 오롯이 부담하고 있는 40대 직장인 이 모 씨도 결혼한 지 5년이 넘었지만 자녀는 낳을 생각이 없다.
이 씨는 "동생 형편도 좋지 않은 편이라 장남인 나 혼자 부모님 노후를 책임져야 한다"며 "부모님 노후와 우리 부부 노후만 준비하기에도 벅찬데 아이까지 낳으면 불어날 생활비와 교육비를 감당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30대 직장인인 김 모 씨는 "늦둥이 외동딸이라 부모님 두 분 다 70대"라며 "형제가 없으니 혼자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김 씨는 "부모님이 연금과 그동안 모아둔 적금으로 생활하고 계시지만 연세가 있으니 갑자기 목돈이 나갈 수 있는 병원비가 제일 두렵다"며 "부모님을 위해 각종 질병보험에 가입한 것이 그나마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했다.
'블라인드' 등 인터넷 익명게시판에는 부모 부양 문제를 이유로 결혼을 고민하는 글들이 자주 올라온다.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데 상대방 부모님이 노후 준비가 안 돼 있어서 가장 큰 걱정"이라거나, "부모님 노후 준비가 안 돼 있으면 차라리 혼자 사는 게 낫다"는 내용이다.
결혼은 했어도 부모 노후를 책임져야 한다는 이유로 자녀를 포기했거나 하나만 낳기로 결정했다는 글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한 인터넷 카페 이용자는 게시판에 "양가 부모님이 노후 준비가 부족해서 둘째 가지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며 "경제적인 이유로 포기하려니 고민이 된다"고 하소연했다.
![]() |
| 통계청 '2023 고령자 통계' |
통계청의 '2023 고령자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중 생활비를 자녀·친척으로부터 지원받는 비중은 17.8%였다. 특히 노인 인구 중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비취업자는 자녀·친척 지원 비중이 24.6%로 훨씬 더 높았다.
이는 대다수 국민이 노후 생활비로 충당하는 국민연금이나 기초연금, 퇴직·주택연금 등 각종 연금 수급비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10월 공표한 '포괄적 연금통계' 결과 2021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이 포함된 615만 가구 중 587만 가구가 월평균 77만 1000원 연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기준 50만 원 이하 연금 수급자가 64.4%로 과반이고, 100만 원 이하를 포함하면 89.1%였다.
우리나라와 같이 만혼과 저출산, 고령화가 심각한 일본에서는 부모 부양과 자녀 부양, 이른바 '더블케어'(이중 부양 부담)가 이미 저출산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일본 내각부 조사 결과 2016년 기준 '더블케어' 부담을 지고 있는 사람은 25만 3000명으로 추산되고, 평균 나이는 39.7세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8~9년 전 5060 베이비부머 세대가 '더블케어'에 시달리는 사회적 문제가 보고됐다. 이들을 보고 자라온 3040세대는 부양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전에 가족계획을 축소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진석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가족이든 자기 자신이든 노후 대비 문제가 사적 영역의 부담으로 남아있을수록 가족을 만드는 문턱이 높아지는 건 당연하다"며 "노후 대비든 돌봄 문제든 공적 영역에서 풀어가려는 사회적 합의와 제도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야는 지난 7일 국회에서 연금 개혁안 합의를 이루는 데 실패했다.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는 것에는 합의했지만 소득대체율을 두고 여당은 43%, 야당은 45%를 주장하며 평행선을 이어오다 합의가 불발됐다. 이에 따라 연금 개혁은 22대 국회로 넘어가면서 논의 시점은 뒤로 더 밀리게 됐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뉴스포커스
한인 뉴스
- 워싱턴주 노동산업부(L&I) 한인대상 노동법세미나 연다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15일 토요산행
- [하이킹 정보] 시애틀산우회 15일 토요합동산행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대한산악회 15일 토요산행
- "변호사 도움 필요하신 분 오늘 세미나 참석하세요"
- 시애틀 한인마켓 주말쇼핑정보(2025년 11월 14일~11월 20일)
- 대형 아시안그로서리 체인 T&T 린우드점도 오늘 문열었다
- 시애틀대학 농구팀 여준석, 17점 폭발했다
- <속보>시애틀 형제교회 전도사 횡령액수는 현재까지 110만달러
- WSU 김원준 학생, 재미한인장학기금 장학생 선정됐다
- 시애틀형제교회 전도사 교회자금 횡령사건 '일파만파'
- 워싱턴주 한인여성부동산협회, 2,000달러씩 장학생 선발한다
- 시애틀 국경일 행사에 한미정상회담에 썼던 태극기·성조기 등장
- 워싱턴주 월드킴와 새 회장에 박미화씨
- “내일(10일) 시애틀총영사관 타운홀 미팅에 많이 참가해주세요”
- 한인생활상담소 워싱턴주정부서 또 16만달러 받았다
- [영상]시애틀영사관 국경일 이모저모
- 광복 80주년 맞은 올해 국경일 행사, 뽐나게 치러졌다(+화보)
- 한인입양가족재단, 추수감사절 맞아 가족행사 개최
- 타코마한인회 새 회장에 임경씨 당선됐다
- 대한부인회, 12월 8일 올해 디저트 콘테스트 개최한다
시애틀 뉴스
- "머스크 보고 있나" 베이조스 블루오리진, 화성탐사선 발사
- 시애틀 인기 브런치 맛집 ‘스키릿’ 3곳 문닫는다
- 대형 아시안그로서리 체인 T&T 린우드점도 오늘 문열었다
- 시애틀 필리핀계 슈퍼마켓 ‘시푸드시티’ 댄스파티 화제
- 미 전국 65개 스타벅스 매장 오늘 파업 돌입
- 워싱턴주 대학 등록금 부담 전국 29위 수준이다
- 셧다운 종료-백악관 "트럼프, 시애틀시간 오늘 6시45분 '셧다운 종료' 예산 서명"
- <속보>'막판 역전' 케이티 윌슨 후보 시애틀시장 최종 당선됐다
- 에버렛서 실종된 71세 집주인 피살…범인은 세입자
- "보잉, 737맥스 추락 희생자 가족에 3,580만 달러 배상하라"
- '진보'케이티 윌슨 후보 막판뒤집기 시애틀시장 사실상 당선
- 린우드 쓰레기더미서 강아지 발견...버렸나? 주인 잃었나?
- 워싱턴주 인구 14%는 ‘이민 2세 미국인’…이민 1세대와 비슷한 규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