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담합' 업체들의 설계보상비 244억…대법 "반환해야"
- 24-02-20
"한국수자원공사-업체들 사이 '설계보상비 지급' 계약 성립"
"입찰 무효 발견 시 현금으로 반환 규정도 계약 내용"
4대강 공사에 참여해 담합을 한 것으로 드러난 건설사들이 공사 입찰 과정에서 보전받은 244억여원 상당의 설계보상비를 발주처인 한국수자원공사에 반환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한국수자원공사가 건설사 86곳을 상대로 제기한 설계보상비 반환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0일 밝혔다.
한국수자원공사는 '4대강 살리기 사업' 1차 턴키공사 입찰에 참여한 공동수급체 구성 사업자들이 낙찰자로 선정되지 못하자 이들에게 설계보상비 총 244억여원을 지급했다.
통상 턴키 등 기술형 입찰을 진행할 때는 설계비가 들어가므로, 정부는 낙찰받지 못한 건설업체에 설계비 일부를 보상해 준다.
그러나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사업에 참가한 건설사들은 공구별로 특정 건설사가 낙찰받을 수 있도록 사전에 서로 담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입찰 담합에 들러리로 가담해 설계보상비를 받아 챙긴 업체와 설계사 등을 상대로 설계보상비 전액을 연대 또는 공동으로 반환하라며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각 피고들은 설계보상비 지급에 관한 계약에 기하여 연대해 원고에게 설계보상비를 반환할 의무가 있다"며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입찰공고를 낸 4대강 공사와 관련해 한국수자원공사와 업체들 사이에 설계보상비 지급에 관한 계약이 이미 성립했다는 판단이다.
대법원은 "입찰공고의 주체(한국수자원공사)가 입찰공고 당시 '낙찰자로 결정되지 않은 자는 설계비의 일부를 보상받을 수 있다'고 정했고, 입찰자가 이에 응해 입찰에 참여한 다음 입찰공고의 주체가 낙찰자를 결정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둘 사이에는 미리 공고에서 정한 바에 따른 설계보상비 지급에 관한 계약이 체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입찰 무효에 해당하거나 무효에 해당하는 사실이 사후에 발견된 자는 설계비 보상 대상자에서 제외하고 입찰의 무효사실이 발견되기 이전에 설계비를 보상받은 자는 현금으로 즉시 반환해야 한다'는 특별유의서 규정도 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1심은 한국수자원공사 측의 손을 들어 줬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는 설계보상비의 지급에 관한 계약 관계가 존재한다"며 "원고는 공사입찰 유의서 등을 근거로 피고들에 대해 설계보상비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이를 뒤집어 "입찰공고는 청약의 유인에 불과하다"며 "원고 등과 피고들 사이에 설계보상비 반환 계약이 성립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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