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진술서 형식 3안 제안했지만…변호인 반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가 아들의 조지워싱턴대 시험을 대신 풀어준 혐의를 반박하면서 담당 미국인 교수를 증인으로 채택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조 전 장관 변호인은 13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김우수 김진하 이인수) 심리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 "제프리 맥도널드 교수가 내년 2~3월 한국 법정에 출석해 증언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2016년 아들이 다니던 조지워싱턴대의 온라인 시험을 대신 풀어준 혐의(업무방해)가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되자 조 전 장관 부부가 이를 반박하기 위해 맥도널드 교수를 국내 법정에 증인으로 세우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 변호인은 "맥도널드 교수에게 직접 재판에 출석하겠다는 의사가 있는 만큼 내년 2월 재판이 열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다음달 18일을 마지막 공판기일로 지정해 놓았다며 맥도널드 교수의 직접 출석은 4월 총선을 앞두고 재판을 지연하려는 의도라고 맞섰다.

검사는 "소송을 지연하려는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업무방해 혐의는 진술만 있는 것이 아니라 문자메시지 등 객관적 증거가 명백해 증인 신문 여부와 관계 없이 당부 판단에 지장이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앞선 1심에서 조 전 장관 부부가 아들의 시험을 대신 풀어준 정황이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양측의 공방에 재판부는 일종의 진술서 형식으로 맥도널드 교수의 의견을 청취하는 제3 방안을 제시했다. 서울과 뉴욕이 13시간 시차가 있어 현실적으로 개정이 어려운데다 맥도널드 교수의 재판 출석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이에 조 전 장관 부부 변호인은 "그런 절차도 질문을 받아 정리하고 회신받고 하면 다음달 18일까지는 도저히 안 되고 두 달 정도 걸릴 것"이라고 반발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18일 이후 당장 판결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므로 적어도 두 달 안에 (회신이) 오면 원포인트로 증거조사를 추가할 수 있다"며 "오늘 재판부 입장을 제시했으니 의견을 밝혀주면 다음 기일인 20일 최종 채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가석방으로 출소한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는 2심 재판에서 피고인 신문을 받겠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석방된 뒤 건강이 회복됐다"면서 "그동안 혐의에 묵비했지만 항소심 들어 인정하고 해명하고 싶은 것이 있어 직접 피고인 신문을 받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며 피고인 신문기일 지정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