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 대신 호텔뷔페" "이번엔 처가부터"…MZ부부들의 추석나기
- 23-09-21
30만원대 비용에 명절증후군까지…차례상 회의적 시각 우세
가족여행·외식 등으로 '가족 화합' 명절 취지 살리는게 '합리적'
"혹시 실패할까 부리나케 전화했죠."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씨(34)는 이번 명절엔 차례상 차리기 대신 호텔 뷔페를 방문하기로 양가 부모님들과 합의했다.
김씨는 "부모님도 나이가 드셔서 힘드시고 우리도 차례 음식 준비하는 게 힘드니 맛있는 거 먹고 행복한 게 명절 취지라고 설득했다"며 "혹시나 자리 잡기에 실패할까 봐 일부러 뷔페 예약 시작 시각에 맞춰 전화를 돌렸더니 겨우 성공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최모씨는 이번 추석 연휴 시가에 머물던 기간만큼 여행을 갈 생각이다. 동서가 아이를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고향에 가기 힘들어지면서 최씨 부부가 남은 사람끼리 1박2일 가족 여행을 먼저 제안했기 때문이다.
최씨는 "다들 일하느라 바쁜데 차례상은 언제 차리냐며 시부모님이 지난 설부터 제사를 없애셨는데 그때 여행을 가면 좋지 않겠느냔 생각이 들었다"며 "가볍게 바람을 쐰 뒤 친정에서 남은 연휴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명절 차례를 지내지 않거나 간소화하는 추세가 MZ세대 부부들의 등장과 함께 더 강해지고 있다. 차례상을 차리는데 평균 30만원 이상 비용이 들어갈 정도로 부담이 커진데다 직장 등 일상에 지쳐 차례상 준비 자체에 피로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MZ세대 부부들은 양가 방문순서를 조율하고 외식 제안 등 다양한 방법으로 '명절증후군' 예방에 적극적이다.
신혼 1년 차인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이번 추석은 처가를 먼저 가기로 합의해 따로 차례 준비를 돕지 않게 됐다"며 "다음번엔 차례상을 아예 차릴 필요가 없도록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해외여행을 갈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추석이 결혼 후 첫 명절이라는 손모씨(33)는 "지금 살고 있는 곳과 고향까지의 거리가 상당해 차례상 준비 대신 집 근처 한정식에서 간단히 식사하고 마무리 지을 듯 하다"고 말했다.
시부모님이 먼저 '선수'를 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차례상엔 평소에 잘 하지 않는 음식이 많아 요리가 쉽지 않은데다 고물가로 차리는 것 자체도 부담이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올해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 데 드는 비용은 4인 기준 전통시장 평균 29만5939원, 대형마트 평균 36만7056원이다.
경북 포항에 사는 60대 박모씨는 "요즘 물가가 비싸기도 하고, 성대하게 차려도 다들 남기니 아깝게 느껴졌다"며 "이번 추석 땐 차례상 대신 성묘 때 올린 음식으로 갈음하려 한다"고 말했다.
물론 전통적 명절 나기를 원하는 부모님 때문에 남몰래 고민하는 부부들도 적지 않다. 지난해 결혼한 30대 직장인 A씨는 차례 전날 전 부치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A씨는 "지난해부터 차례를 간소화하기로 약속했지만 얼마 전 시부모님한테서 추석 전날 전을 같이 부치자는 연락을 받았다"며 "명절 때 차례 안 지내는 사람들이 제일 부럽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처럼 차례상 차리기에 대한 부담으로 명절 가족 간 만남마저 기피하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이를 바꾸기 위한 노력들도 이어지고 있다.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 등 3개 유교문화 단체는 올해 1월 '차례상 표준안'을 내놓고 간소하게 제사를 지낼 것을 권고했다. 표준안에 따르면 차례상 기본 음식은 △송편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이다. 이외의 구성은 가족들이 서로 합의해서 결정하면 된다. '사계전서' 등 예법 책에 의하면 전, 튀김 등 기름이 들어간 음식은 오히려 예가 아니라고 나오는 등 차례상 필수 음식은 아니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 관계자는 "관습은 음식 간소화 등 서로 맞춰가면 되는 것"이라며 "전통문화를 고수한다는 이유로 가족 간 화합이라는 본래 취지가 퇴색되는 현상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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